스페인 선원, 코로나로 항공 끊기자 포르투갈∼아르헨 3218km 항해 85일 걸려 부친생일 한달 지나 도착
아버지의 90세 생신에 참석하기 위해 작은 보트로 대서양을 횡단한 후안 마누엘 바예스테로 씨(오른쪽)가 21일 고향 아르헨티나 마르델플라타에서 아버지(왼쪽)와 상봉했다. 후안 마누엘 바예스테로 씨 인스타그램
28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스페인에서 선원으로 일하는 후안 마누엘 바예스테로 씨(47)는 3월 24일(현지 시간) 자신의 보트 ‘스쿠아’를 이끌고 포르투갈 포르투산투 섬을 출발해 고향인 아르헨티나 남부 항구도시 마르델플라타로 향했다. 아버지 카를로스의 90세 생일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포르투갈 당국은 “한 번 떠나면 돌아올 수 없다”며 만류했지만 그는 약 8.8m 길이의 보트에 참치캔, 과일, 쌀과 항해용품을 싣고 모험을 강행했다.
18세 때부터 선원으로 일한 베테랑 선원인 바예스테로 씨에게도 이번 항해는 쉽지 않았다. 항해를 시작한 지 약 3주 만인 4월 12일 식량과 연료를 얻기 위해 들른 아프리카 섬나라 카보베르데에서 입항을 거부당했다. 브라질 빅토리아에서 150마일(약 241km) 떨어진 해상에서는 파도에 요트가 뒤집히는 고난을 겪었다.
바예스테로 씨는 17일 마르델플라타에 도착했다. 그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72시간 후인 21일 가족들과 재회했다. 5월 15일이었던 아버지 생일에는 참석할 수 없었지만 21일인 ‘아버지의 날’은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아버지 카를로스 씨는 “50일 동안 아들과 연락이 되지 않았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그러나 우리는 모든 것이 잘되리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바예스테로 씨도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꿈같다. 앞으로도 항해를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