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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벗은 존슨, 발뻗은 챔프

입력 | 2020-06-30 03:00:00

PGA 트래블러스 19언더 역전승
15번홀 ‘맨발 워터해저드 샷’ 등
4R 후반 잇단 위기 잘 벗어나며 데뷔 13시즌 연속 우승 대기록




더스틴 존슨(왼쪽 사진 오른쪽)이 29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 TPC리버 하일랜즈(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 15번 홀 물속에서 워터해저드 앞 경사면 러프에 놓인 공을 치고 나온 뒤 발을 닦고 있다. 존슨은 이 대회에서 최종 합계 19언더파 261타로 우승하며 통산 21승이자 13시즌 연속 우승의 진기록을 세웠다. 오른쪽 사진은 우승 트로피를 들고 있는 존슨. 크롬웰=AP 뉴시스

전설들을 따라 걷는다. 남자골프 세계랭킹 6위 ‘DJ’ 더스틴 존슨(36·미국)이 데뷔 후 13시즌 연속 우승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존슨은 29일 미국 코네티컷주 크롬웰 TPC리버 하일랜즈(파70)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트래블러스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6개, 보기 3개로 3타를 줄이며 최종합계 19언더파 261타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은 133만2000달러(약 16억 원). 2위 케빈 스트릴먼(42·미국)을 1타 차로 제쳤다. 지난해 2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멕시코 챔피언십 이후 16개월 만이자 통산 21번째 우승이다.

이로써 존슨은 2008년 PGA투어 데뷔 후 13시즌 연속 우승 행진을 이어가게 됐다. 데뷔 후 연속 우승을 존슨보다 오래한 건 골프 전설 아널드 파머, 잭 니클라우스(이상 17시즌)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14시즌)뿐이다. 빌리 캐스퍼는 16시즌, 리 트레비노는 14시즌 연속 우승을 하긴 했지만 데뷔 시즌에 트로피를 들진 못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브렌던 토드와 2타 차 2위였던 존슨은 전반 9개 홀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를 따내며 치고 나갔다. 후반 9개 홀은 위기의 연속이었다. 13번홀(파5)에선 티샷이 OB 구역에 떨어졌지만 보기로 막았다. 15번홀(파4)에선 티샷이 워터해저드 앞 경사면 러프에 떨어지자 맨발로 물에 들어가 쳐내는 ‘맨발 투혼’을 발휘하며 파로 마무리했다. 존슨은 앞서 2018년 우승을 차지했던 세인트주드 클래식 1라운드에서도 맨발로 물에 들어가 칩인 버디를 성공시키는 명장면을 만들기도 했다. 평소 취미로 수중스포츠를 즐기는 존슨은 “13시즌 연속 우승은 큰 성과다. 최고의 경기를 한 우즈, 니클라우스, 파머와 함께 언급되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 동안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 303야드(공동 27위)를 기록한 존슨은 그린 적중 시 평균 퍼팅 수 1.625개(4위)의 정교한 퍼팅도 우승의 원동력으로 삼았다. 그린적중률도 77.78%(공동 18위)로 높았다.

국내 선수 중에는 김시우와 노승열이 최종 합계 13언더파 267타로 가장 높은 공동 11위에 올랐다. 지난해 8월 제대 후 올해 4개 대회에서 모두 컷 탈락했던 노승열은 5번째 대회 만에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상금 14만 달러와 페덱스컵 랭킹 포인트(56점)를 챙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