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이 대남 군사행동 계획을 보류한 후 일주일째 숨고르기를 이어가고 있어 향후 북측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23일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예비회의를 열고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이끌어 오던 대남 군사행동을 전면 보류했다.
30일 현재 일주일이 지났지만 북한은 이렇다 할 대남 메시지를 내고 있지 않다.
북한 매체들은 최근 대외적인 메시지를 내기보다 내부 결속을 강화하고 김 위원장에 대한 충성심을 고취할 만한 내용의 기사를 연일 싣고 있다. 지난 4일 김 제1부부장이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은 담화를 발단으로 약 20일간 이어지던 대남 공세가 23일 군사위 예비회의에서 내린 김 위원장 결정에 따라 ‘뚝’ 끊긴 것이다.
하지만 북한이 다시 대남 군사행동을 재개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어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박원곤 한동대 국제지역학과 교수는 뉴스1과 통화에서 “북한이 대남 사업은 ‘대적’ 사업으로 정의한 이후 이에 대한 추가 설명이 없고, 노선을 수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남북 관계의 긴장감은 여전하다”면서 “예비회의에서 대남 군사행동이 보류됐더라도 본회의에서 언제든지 안건을 올릴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회의가 본회의나 확대회의 형식이 아닌 ‘예비회의’와 같은 이례적인 형태로 열렸기 때문에 눈여겨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예비회의에서는 대남 군사행동에 대한 취소나 기각, 철회가 아닌 ‘보류’가 결정됐다. 때문에 추후 북한이 본회의나 확대회의를 열어 보류를 ‘재개’로 바꿀 가능성이 있다.
우선 일부 탈북자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 실효성있는 방안을 마련할지가 관건이다. 이날 통일부는 대북 전단과 물품을 북한에 살포한 탈북민 단체인 큰샘과 자유북한운동연합의 법인을 취소하기 위한 청문회를 진행했다. 이와 더불어 대북전단 살포를 금지하기 위한 법안 마련을 검토하고 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탓에 미뤄졌던 올해 한미연합훈련이 재개된다면 북측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 해마다 북한은 한미연합 군사 훈련을 강하게 비난해 왔다. 코로나19 여파로 훈련은 축소될 가능성이 있지만 올해 훈련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 맞물려 있는 만큼 완전한 취소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원곤 교수는 “북한은 현재 한국 정부가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시간적 여유를 준 것”이라면서 “대북 전단 살포 금지, 한미연합훈련, 한미실무(워킹)그룹 해체 등에 대한 우리 정부의 대응 방안을 보면서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고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