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RO 정비의 종류
여의치 않은 항공사들은 MRO 전문 업체에서 주로 기체 정비를 합니다. 엔진정비는 말 그대로 엔진과 압축기, 터빈 등에 대한 정기 점검입니다. 그런데 엔진정비는 엔진 제작사의 기술 진입 장벽이 높습니다. 정말 어렵고 중요한 엔진 정비는 제작사를 거쳐야 하기에, 엔진정비 시장은 주요 엔진 제작사들의 시장점유율이 높습니다. 부품정비는 유압과 기계, 전기, 전자 등의 부품 정비를 말합니다. 분해조립과 작동 점검, 재생, 기능 점검 등을 수시로 점검하는데요. 부품정비는 기체정비와 함께 ‘원 스탑 서비스(ONE STOP SERVICE)’ 요청이 많은 분야입니다. 즉, 항공사들이 한 MRO에서 부품과 기체 정비를 한 번에 다 끝내고 싶어 한다는 의미입니다. 인프라가 잘 갖춰졌으면 한 번의 고객 유치를 통해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입니다.
●기지개 편 한국 MRO
그동안 국내 항공사들은 국내에 MRO가 없어서 매년 절반 이상의 정비 물량을 해외업체에 맡겨 왔습니다. MRO기업이 성장해 국내 정비가 가능할 경우에는 약 2조 원의 수입대체 효과뿐 아니라, 국내 항공기 정비 관련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수 있습니다. 항공기 정비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 대부분은 항공사나 방산업체 등으로 취업을 했지만, MRO 기업이 성장하면 항공 정비사들의 취업문도 넓어지게 됩니다.
현재 캠스는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하이에어의 항공기 정비를 수주한 상태입니다. 이달 3일 캠스를 방문 했을 때, 티웨이항공 B737 항공기 2대가 정비를 받고 있었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비행기가 날지 못하는 사이에 정비를 받고 있었던 겁니다.
현재 캠스는 국내 항공사들만이 주요 고객입니다. 그러나 해외 정부로부터 항공기 수리사업장 인가(여기서 고친 비행기는 안전성이 인정된다는 일종의 증표)를 받고, 다양한 기종의 항공기 수리가 가능해지면 동아시아 등 해외 국가들로부터도 정비를 수주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국내 항공 MRO 산업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자, 항공기 정비 인력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되겠죠. 세금으로 만들어낸 일자리가 아니라 산업과 기업 성장을 통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는 것입니다. 캠스에는 60여 명의 항공 정비사들이 있습니다. 항공기 한 대를 정비하는 대 20여 명의 인력이 필요하다고 하는데요. 정비 수주가 늘어날수록 정비사 수요도 늘어날 것입니다. 정부는 MRO사업이 계속 성장하면 2026년까지 직·간접적으로 항공 정비사와 연구 인력 등을 포함해 5000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