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하나시티즌에서 뛰게 될 서영재. (대한축구협회 제공) © 뉴스1
4승3무1패 승점 15점으로 수원FC(5승3패 승점 15)와 함께 K리그2 선두권을 형성하고 있는 대전하나시티즌의 황선홍 감독은 30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괴롭다’는 말부터 반복했다. 괜스런 우는 소리는 아니었다. 안팎의 기대대로 괜찮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는 하지만 내용이 감독의 욕심에 차지 않는 까닭이다. 특히 수비 쪽은 답답할 법도 했다.
대전은 지난 27일 오후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8라운드 홈 경기에서 FC안양과 3-3으로 비겼다. 자신들의 안방에서 리그 하위권(9위)에 머물고 있는 팀과 비겼다는 자체로 실망스러운 성적인데 내용을 되짚으면 황 감독 가슴이 더 쓰려온다.
당시 대전은 전반 39분 박진섭의 선제골 그리고 후반 8분 바이오와 안드레의 합작품으로 2-0까지 앞서 나갔다. 두 팀의 전력이나 분위기 등을 종합할 때 대전의 무난한 승리가 예상됐으나 후반 중반 이후 흐름이 급격히 변했다.
대전 입장에서 다행인 것은 후반 44분 이정문의 극적인 동점골로 패배는 면했다는 것이다. 다행이면서 불행한 경기였다. 만약 안양전에서 2골차 리드를 지켜 승점 3점을 챙겼다면 대전은 단독 선두를 유지할 수 있었다.
황 감독은 안양전을 떠올리며 덧없이 웃었다. 그는 “처음에는 준비한대로 잘 풀어가는 듯했는데 첫 골 먹더니 갑자기 무너졌다. 축구가 마음먹은 대로 되지는 않으나 이럴 경우는 참 답답하다”면서 “선수들이 잘해주고는 있다. 조금만 더 하면 어느 수준에 이를 것 같은데, 번번이 어이없는 실점들이 나오니 괴롭다”며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K리그2 최고의 외국인 공격수로 불리는 안드레를 필두로 한 대전의 공격력은 정상급이다. 8경기에서 15골을 만들었으니 경기당 근 2골은 넣고 있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실점이 12골이다.
황선홍 감독은 “2골을 넣는 경기는 어지간하면 잡아야하는데, 3골을 넣고도 비기는 일이 생기니 문제는 문제”라면서 “우리가 총 12골을 내줬는데 그중 5골이 세트피스에서 허용한 실점이다. 선수들이 경각심을 가져야하기는 한다”면서 채찍질했다. 전체적으로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으면서도 우는 소리로만 일관한 것은, 앞으로는 ‘더위’와도 싸워야하는 까닭이다.
황선홍 감독은 “올해는 (다소 수비 쪽에 아쉬움이 있더라도)‘닥공’ 해야 하지 않겠나 싶다. 외국인 선수들에게 매번 수비를 요구할 수도 없고, 실점을 해도 더 넣는다는 자세로 나가겠다. 실질적으로 골은 나오고 있고, 상대도 우리의 공격을 부담스러워할 것”이라는 표현으로 공격진에는 어느 정도 만족감을 표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팀에 가세하는 서영재의 존재는 적잖은 힘이 될 전망이다. 대전은 최근 독일 분데스리가2 홀슈타인 킬에서 뛰던 측면 수비수 서영재 영입을 확정했다.
황 감독은 “우리 팀이 전체적으로 수비가 아쉬운데, 아무래도 서영재가 들어오면 팀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지켜보면 확실히 재능은 있는 선수다. 특히 공격적인 성향은 상당히 좋다”는 표현으로 기대감을 표했다.
끝으로 “K리그2는 속단해서는 금물이다. 부천FC도 최근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에서 2골을 먼저 넣고 3골을 허용해 역전패했다. K리그2는, 정답이 없다”면서 “축구 여전히 어렵다. 내가 더 많이 공부하는 수밖에 없다”는 말로 자신부터 더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