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 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가 열렸다. 선발 투수로 등판한 키움 이승호가 역투하고 있다. 고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6월 최우수선수(MVP)로는 이승호를 꼽고 싶네요.”
키움 히어로즈 손혁 감독은 30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을 앞두고 6월 레이스에 대해 이렇게 총평했다.
키움은 6월 승률 전체 1위(0.760·19승6패)를 차지하며 단숨에 중위권에서 단독 2위까지 비상했다. 제이크 브리검, 테일러 모터의 이탈 속에서 거둔 엄청난 성과다. 손 감독은 선수들의 활약 전반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지만, 그 중에서도 선발투수 이승호(21)에게 엄지를 치켜세웠다.
손 감독은 “이승호를 MVP로 꼽고 싶다. 승을 쌓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꾸준히 선발로 제 몫을 다 해줬다. 사실 그게 쉬운 일이 아니다. 100구씩 꼬박꼬박 던지며 우리 불펜에 부담을 줄여줬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승호는 30일 두산전까지 6월 5경기에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 1.86을 찍었다. 마지막 2경기에선 다행히 승리를 챙겼지만, 앞선 3차례 등판에선 모두 5이닝 이상 던지며 역투하고도 승리와 연을 맺진 못했다. 개인적으로 아쉬울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꾸준한 호투로 팀의 상승세를 이끌었다.
30일 경기에서도 이승호는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다. 6회까지 87개의 공만 던지며 단 1실점으로 두산의 강타선을 꽁꽁 묶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까지 나왔고, 변화구로는 슬라이더, 체인지업, 커브를 특유의 칼날 제구 속에 적절히 섞어 던졌다. 이날은 특히 실점 위기에서 좌타자를 상대로 과감하게 체인지업 승부를 펼친 게 돋보였다. 볼넷은 단 1개도 내주지 않았고, 삼진은 5개를 잡았다.
기분 좋은 상대성까지 이승호의 어깨를 가볍게 해줬다. 이승호는 2019시즌부터 유독 두산에 강했다. 지난해 두산전 4경기에서 3승무패, 평균자책점 2.52를 마크하며 ‘곰 사냥꾼’ 본능을 드러냈다. 이 상대성을 2020시즌 첫 두산전에서도 재현하며 시즌 2승(2패)째까지 챙겼다.
키움은 이승호의 호투를 발판 삼아 3위 두산을 11-2로 완파했다. 두산과 격차는 2.5게임으로 더 벌렸다. 안방마님들도 선발등판한 동생의 뒤를 화끈하게 밀어줬다. 포수 마스크를 쓴 이지영은 3타수 2안타 4타점 1득점, 지명타자로 나선 박동원은 4타수 2안타 3타점 1득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고척|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