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수요 늘자 업체들 영역 확장… 입주 직원 위해 어린이집 마련 등 공간 대여 넘어 복지혜택도 제공… 대기업-관공서 등 고객도 다양화
국내 공유오피스 1위 업체인 ‘패스트파이브’는 입주자들에게 차별화된 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패스트캠퍼스에서 교육받은 인재풀을 바탕으로 맞춤형 인재를 기업들에 찾아줄 계획이다. 패스트파이브는 이를 위해 30일 성인교육 서비스업체 ‘패스트캠퍼스’에 170억 원을 투자하면서 최대 주주가 됐다. 두 회사는 스타트업 지주회사인 ‘패스트트랙아시아’ 계열사였는데 이번에 패스트파이브가 패스트캠퍼스를 자회사로 편입한 것.
박지웅 패스트파이브 이사회 의장은 “공간을 매개로, 기업을 대상으로 더 많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6월 ‘종합 부동산 서비스’ 기업을 선언한 지 1년 만에 사업 영역을 더 넓히겠다는 뜻이다.
외형적으로도 국내 공유오피스 시장은 매년 성장하고 있다. 패스트파이브는 설립 첫해인 2015년 지점이 4곳이었지만 현재 25곳으로 늘었다. 후발주자인 스파크플러스 지점은 15곳이다. 2016년 국내에 진출한 미국에 본사를 둔 ‘위워크’는 최근 사업 축소 위기에 내몰렸지만 이는 무리한 확장에서 비롯된 개별 기업의 이슈일 뿐 공유오피스 시장 전반의 위기로 볼 수 없다는 해석이 많다.
코로나19는 공유오피스 시장의 성장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호재로 작용했다. 코로나19 이후 유연한 업무 환경을 찾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들도 고정비 부담을 줄이려 수개월 단위로 필요할 때만 빌려 쓸 수 있는 탄력적인 공간을 선호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프리랜서나 소규모 기업 위주였던 고객들도 대기업, 관공서 등으로 다양해졌다. 김대일 패스트파이브 대표는 “공유오피스 면적은 서울 전체 오피스 면적의 0.1%에 불과하다”며 “성장 잠재력이 무한하다”고 말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부동산업계는 공유오피스의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오피스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고, 건물을 짓는 시행사와 건물주 모두 공실 걱정을 할 필요가 없었던 셈이다. 하지만 저성장 시대에는 공급이 수요를 웃돌면서 공실률은 점차 올라갔고, 공실 해소가 최대 숙제로 떠올랐다. 건물의 가치와 수익을 극대화하려면 공실을 최소화하는지가 가장 중요해졌는데 장기 임대 후 공간을 쪼개 단기로 빌려주는 공유오피스 업체들과 협업하면 이런 고민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건물의 가치를 올리는 콘텐츠와 서비스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해지면서 공유오피스를 유치하려는 건물주들의 문의가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호경 기자 kimh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