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5월 산업활동동향’ 내놔… 자동차-기계-화학 부진 이어져 가동률 64%로 11년 만에 최악… 재고율은 외환위기 이후 최고 재난지원금 영향 소비는 활기
30일 통계청이 내놓은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5월 전(全) 산업생산은 전달보다 1.2% 줄며 1월부터 5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소비가 늘며 도소매와 음식숙박 등 서비스업 생산은 전달보다 2.3% 늘었지만 제조업(―6.9%)을 비롯한 광공업 생산이 6.7% 줄며 발목을 잡았다.
광공업생산은 반도체가 선방했지만 해외 판매가 부진한 자동차(―21.4%)와 기계장비(―12.9%), 화학제품(―9.95%)이 크게 줄며 하락 폭을 키웠다. 4월(―6.75%)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세다.
재고가 쌓이며 제조업 재고율은 외환위기를 겪은 1998년 8월(133.2%) 이후 최고치인 128.6%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8.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통계청은 이에 대해 “생산물을 출하하는 양이 줄며 재고율이 높아졌다”고 했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5.9% 줄며 올해 1월 이후 가장 큰 감소 폭을 보였다. 선박 등 운송장비와 정밀기기 등 기계류 투자가 감소했다.
이처럼 생산과 투자가 모두 부진하며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8포인트 떨어진 96.5로 나타났다. 이 역시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 1월 이후 21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앞으로의 경기 상황을 예측할 수 있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전월보다 소폭 하락하며 부진을 이어갔다. 30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기업경기실사지수(BSI)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2009년 3월보다 낮아 기업 심리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
반면 재난지원금의 영향으로 내수는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5월 소매판매는 개별소비세 인하 등의 영향으로 승용차 등 내구재와 차량 연료 등 비내구재가 늘며 전월 대비 4.6% 올랐다. 전문소매점과 슈퍼마켓, 편의점 등이 늘었지만 재난지원금을 쓸 수 없는 대형마트와 면세점은 여전히 부진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