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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한 부산시민회관… 코로나 영웅들과 희망 음악회

입력 | 2020-07-01 03:00:00

3일 재개관 베토벤 기념공연… 최첨단 디지털 시스템 도입
쾌적한 관람-휴게공간 조성… 로비선 특별 사진전도 개최




1973년 개관한 부산시민회관(위쪽 사진)은 당시 우리나라 최초의 공공 전문공연장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이곳에서는 3일 코로나19 극복 현장에서 고생한 의료계 종사사와 자원봉사자, 보건공무원 등을 초청한 가운데 희망음악회가 열린다. 아래쪽 사진은 이곳에서 열린 제22회 아시아영화제 개막행사. 부산시민회관 제공

1973년 국내 최초의 공공 전문공연장으로 문을 연 부산시민회관이 대극장 재개관 기념으로 ‘다시 뛰는 부산, 시민희망음악회’를 연다.

부산시와 부산시민회관이 공동으로 마련하는 음악회는 다시 뛰는 부산을 주제로 3일 오후 7시 반 시민회관 대극장에서 열린다. 음악회의 부제는 ‘베토벤: 운명 속의 거인, 희망을 노래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현장에서 어려움을 이겨내고 있는 관련 종사자와 시민들에게 올해로 탄생 250주년을 맞는 베토벤의 웅장하고 힘찬 선율을 선사하기 위한 자리다.

음악회에는 코로나19 극복 현장에서 함께한 의료계 종사자, 자원봉사자, 보건·소방·경찰공무원, 기부자, 소상공인, 방역관계자, 예술인 등 800명을 초청한다. 이들은 생활 속 거리 두기 차원에서 1m씩 떨어져 앉아 음악을 감상하면서 재도약 의지를 다진다. 초청자들에게는 지역 소상공인을 지원하고 지역문화를 꽃피우겠다는 의지를 담아 화훼 소상공인과 연계해 ‘카랑코에’ 꽃 화분을 기념품으로 선물한다.

이번 공연은 부산시립교향악단, 부산시립합창단,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이 함께 출연한다. 프로그램은 청력을 잃어 가는 고난과 불행 속에서도 음악을 통해 운명 극복 의지와 삶의 환희를 노래한 베토벤의 곡들로 구성된다. 먼저 최수열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부산시립교향악단이 베토벤 교향곡 제5번 ‘운명’을 들려준다. 이어 이기선 예술감독이 지휘하는 부산시립합창단과 부산시립교향악단이 피아니스트 유지수와의 협연으로 ‘합창환상곡’을 선사한다. 부산시립국악관현악단의 신명에 찬 태평소 연주와 풍물놀이로 대화합의 장을 마무리한다.

시민회관은 개관 당시 대극장 객석이 현재보다 400석이 많은 2000석으로 문화기반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당시에 큰 화제를 모았다. 명칭도 ‘대강당’으로 해 공연뿐만 아니라 각종 국경일 행사, 아시아영화제, 심지어 국제기능올림픽까지 다목적으로 쓰였다. 1990년대 초반에는 삼김(三金)의 연설 등 정치적 이벤트 장소로 활용되기도 했다. 시민회관은 2002년 개·보수 및 증축공사, 2009년 대극장 개석 교체 공사 등 여러 차례 시설 개선 공사를 했으나 전면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진단 결과에 따라 지난해 6월부터 대대적인 공사를 벌여 1년 만에 새롭게 단장했다. 무대시설을 최첨단 디지털 시스템으로 바꾸고 로비 매표 데스크 확장과 휴게 공간을 쾌적하게 꾸며 관람 환경을 확 바꿨다.

시민회관은 앞으로 들어설 부산국제아트센터, 부산오페라하우스 등 부산문화계 지형 변화에 대비해 대중 장르 중심의 프로그램으로 특화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올 하반기에는 재개관 특집으로 ‘2020 디즈니 인 콘서트’, 뮤지컬 ‘번개맨’과 ‘광주’, 이승환 30주년 콘서트 ‘무적전설’ 등 대형 기획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이날부터 시민회관 대극장 로비에서는 개관 이후 부산 시민과 함께해 온 시민회관의 옛 모습을 담은 특별사진전 ‘그 기억의 흔적展’이 열린다. 언론사, 지역예술인, 문화기관들의 협력으로 사진 300점과 보도기사, 영상, 공연 리플릿 등 1000여 점이 연대기 형식으로 선보인다.

부산문화회관 이용관 대표는 “코로나19 상황에서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는 나라, 괜찮은 국민이라는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리기 위해 새롭게 단장된 시민회관에서 이런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