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기 시작한 2월 이후 전국에서 새로 확인된 ‘쓰레기 산’이 4곳(1만6620t)에 이른다고 환경부가 최근 국회에 보고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를 위한 ‘비대면 경제’가 활성화되면서 배달 포장재와 일회용품 쓰레기가 크게 늘었지만 이를 처리할 수 있는 여건이 악화돼 무단 투기한 폐기물이 쌓인 탓이다.
코로나19는 재활용품 처리업체들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언택트 소비’ 증가로 택배 포장재와 음식배달용 플라스틱용기 등 재활용 물량이 크게 늘었지만 이를 재가공하는 해외공장들이 코로나19로 문을 닫아 처리할 길이 막막해졌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재활용 플라스틱 대신 싼 원유를 가공하는 제조업체가 늘면서 재활용 업체들의 수익성도 나빠졌다. 쌓아둘 곳은 없고 돈도 안 되니 불법으로 치닫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국내 쓰레기 문제는 한계점이 머지않았다. 생활쓰레기를 묻을 매립시설은 28% 정도밖에 처리 용량이 남지 않았고, 소각시설은 ‘님비현상’ 심화로 2013년 502곳에서 2018년 380곳으로 오히려 수가 줄었다. 정부가 쓰레기 산을 소각해도 계속 생기는 배경에는 이런 구조적인 인프라 부족 탓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