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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홍콩갈등 폭발… ‘헥시트’ 문이 열린다

입력 | 2020-07-01 03:00:00

美, 국방물자-첨단기술 수출 규제… 홍콩 특별지위 박탈 조치 착수
中, 美 압박에도 홍콩보안법 가결… “외국세력과 결탁 땐 최고 종신형”




홍콩보안법 통과에… 침묵 시위 vs 환영 건배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회가 홍콩 국가보안법을 처리한 30일 홍콩 곳곳에서는 찬반 시위가 벌어졌다. 홍콩 도심의 한 쇼핑몰에서 반중 시위대가 홍콩보안법 통과에 항의하는 침묵시위를 벌이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중국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중국 국기인 오성홍기를 흔들고 건배를 하면서 보안법 제정을 환영했다. 홍콩=AP 뉴시스

미국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홍콩에 대해 국방물자 수출 중단 및 첨단 기술의 수출 규제에 나섰다. 중국의 홍콩 국가보안법(홍콩보안법) 강행 처리에 대응하기 위해 홍콩의 특별지위를 박탈하는 작업에 본격 착수한 것이다. 한동안 물밑으로 가라앉았던 미중 간 갈등이 다시 격화되고, 홍콩의 앞날은 불투명해지게 됐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윌버 로스 미 상무장관은 이날 성명에서 “수출 허가 예외 등 홍콩에 특혜를 주는 미 상무부의 규정이 중단됐다”며 “다른 (특혜) 조치를 폐지할지는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홍콩이 중국에 반환됐던 상징적인 날(1997년 7월 1일)을 코앞에 두고 내놓은 조치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성명에서 “국방물자 수출을 중단하고 (군과 민간의) 이중 용도 첨단기술 규제를 중국과 마찬가지로 홍콩에 적용하는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이번 조치를 시작으로 홍콩에 적용되던 관세 특혜 철폐 등을 포함한 특별지위의 전면 박탈에 나설 경우 글로벌 금융자본과 인력이 대거 홍콩에서 빠져나가는 ‘헥시트’(홍콩+엑시트)가 현실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중국 측은 강력 반발했다.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0일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겁을 준다고 겁먹을 중국이 아니다”라면서 “중국은 미국의 잘못된 행동에 필요한 반격 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캐리 람 홍콩 행정장관은 “미국의 어떠한 제재도 두렵지 않다”고 반발했다.

중국은 미국의 전방위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날 홍콩보안법 제정을 완료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국인대) 상무위원회는 참석자 162명 전원의 찬성으로 홍콩보안법을 상정 15분 만에 전격 통과시켰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법안에 서명했으며, 홍콩 주권 반환일인 7월 1일부터 시행된다.

국가 전복, 테러, 외국 세력과 결탁 등의 행위를 금지하는 홍콩보안법을 어기면 최대 종신형에 처해진다. 반중(反中) 인사 재판에는 홍콩 행정장관이 특정 판사를 지명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표적 반중 인사인 조슈아 웡 홍콩 데모시스토당 비서장(24), 핑궈(빈果)일보 지미 라이 회장(72)이 곧 체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 /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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