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가 마지막으로 어머니에게 보낸 메시지 내용.(이용 국회의원 제공) ⓒ 뉴스1
“그 사람들의 죄를 밝혀줘.”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출신 최숙현 선수가 지난달 26일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유족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1일 봅슬레이 감독 출신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에 따르면, 최숙현 선수는 지난달 26일 새벽 숙소에서 뛰어 내렸다.
최숙현 선수는 올 4월 경주시청 소속 선수 및 관계자로부터 폭행과 폭언을 당했다고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신고했다.
하지만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경기협회, 경북체육회 등 어느 곳에서도 최숙현 선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았다고 이 의원은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대한체육회 스포츠 인권센터에 폭행·폭언에 대해 신고를 하고 조사를 독촉했으나 하염없이 시간만 끌었다”며 “대한체육회와 대한철인3종경기협회에 진정서를 보내봤지만 아무런 사후조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경북체육회는 비리를 발본색원하지 않고 오히려 故 최숙현 선수 부친에게 합의를 종용하고 사건을 무마시키려고만 했다”며 “경주시청은 故 최숙현 선수의 부친이 제기한 민원에 ‘그냥 고소하라’고 으름장을 놓았으며 경주경찰서는 무성의하게 조사를 마치고는 검찰에 이첩시켰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 누구 하나 나서서 바로잡지 않고 쉬쉬거리며 온갖 방법을 동원한 회유 시도에 23살의 어린 최숙현 선수가 느꼈을 심리적 압박과 부담은 미루어 짐작해 보아도 엄청났을 것”이라며 “‘아무도 자신의 얘기를 들어주지 않는다’, ‘세상 어디에도 내 편은 없다’는 좌절감은 결국 그녀를 극단적 선택에 이르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 사건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0.7.1/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대한체육회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의 연령과 성별을 감안, 여성 조사관을 배정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며 “현재 해당 사건은 경주경찰서의 조사가 마무리 돼 대구지방검찰청 경주지청으로 송치됐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6월 1일 대구지방검찰청으로 사건이 이첩돼 현재는 대구지방검찰청에서 조사 중”이라며 “체육회는 검찰 조사에 적극 협조하여 사건 조사를 조속히 마무리하고, 9일 예정된 대한철인3종협회 스포츠공정위원회를 통해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해당 사건에 대한 미온적인 대처나 은폐 의혹에 대해서도 클린스포츠센터 및 경북체육회 등 관계기관의 감사 및 조사도 검토 중에 있음을 알려드린다”며 “이번과 같은 사건이 발생한 점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정봉오 동아닷컴 기자 bong08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