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방문자 시작으로 5일간 폭증… 교회 11명-광륵사 22명 확진 오피스텔 관련도 11명으로 늘어 실내 50인 이상 모임 금지하고 노인요양시설 2주간 면회 중단
광주에서 교회와 요양원, 오피스텔 등 소모임 집단 감염으로 이틀 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28명이 추가로 발생하면서 수도권과 대전에 이어 지역사회 확산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월 1일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80여 일 만에 광주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왔는데, 지난달 27일부터 5일 동안 확진자 39명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이다.
1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북구 오치동 사랑교회에서 교인과 가족 등 11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광주 동구의 CCC아가페실버센터에서 요양보호사로 일하다가 최근 확진 판정을 받은 50대 여성 A 씨와 함께 사랑교회에서 예배를 본 것으로 알려져 있다. A 씨는 일요일인 지난달 28일 오전 10시부터 11시 40분까지 예배에 참석했으며, 예배 당일 발열과 근육통 증세를 보여 검사를 받았고 이틀 뒤인 30일 확진 판정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교회의 좁은 지하공간에서 교인 20여 명이 밀집해 감염 우려가 큰 것으로 보고 A 씨의 접촉자를 상대로 검사를 벌이고 있다.
예배에 앞서 지난달 26일 A 씨가 오후 9시부터 다음 날 오전 9시까지 야간근무를 한 아가페실버센터의 70대 입소자 2명과 80대 입소자 1명도 1일 양성으로 확인됐다. 아가페실버센터에는 고령의 중증환자를 포함해 26명이 입소해 있으며, 직원 17명이 근무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시장은 “아가페실버센터의 고위험 입소자는 감염 관리가 가능한 병원으로 전원 이동시키고, 그 외 입소자와 종사자들은 요양원 내 코호트 격리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방역당국은 사찰보다 금양오피스텔에서 먼저 코로나19가 시작됐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광륵사 스님은 무증상이었는데 코로나 검사 당시 세균 개체수가 너무 많았다. 광륵사 스님이 첫 감염자가 아니고 다른 곳에서 감염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광주시는 2일부터 방역대응 체계를 ‘사회적 거리 두기’ 1단계에서 2단계로 한 단계 격상했다. 실내는 50인 이상, 실외는 100인 이상 모임과 종교행사 등의 개최가 금지된다. 특히 노인요양시설은 2주일 동안 면회 금지와 종사자 외출 차단 등이 이뤄진다. 광주시교육청은 초중고교의 등교를 2, 3일 동안 중지하기로 결정했다. 천주교 광주대교구는 1일부터 광주에 위치한 54개 성당의 미사를 중단했다. 광주시는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날 것에 대비해 현재 64개인 병상을 130개로 늘리고 전남과 전북이 참여하는 호남권 병상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