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0년 맞아 독자들에 보답… ‘꿈이 뭐예요?’ 프로젝트 막 올라 100명 선정해 매주 수요일 상영, 1명당 20초씩 50회 내보내 첫 주인공은 만학도의 美 도전기… 50대 의대생의 치열한 삶 다뤄 건설 근로자의 연주자 꿈도 전해
동아일보 창간 100주년을 맞아 독자들에게 꿈을 묻고 이를 광화문 대형 전광판에 소개하는 ‘꿈이 뭐예요’ 프로젝트가 1일 시작됐다.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한 시민이 동아일보 전광판에 소개되는 사연을 살펴보고 있다(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은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 동아미디어센터 정면에 걸린 ‘꿈이 뭐예요’ 현수막.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동아일보의 한 세기를 지켜준 독자들의 꿈이 1일 오전 6시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의 대형 전광판에 등장했다. 동아일보가 창간 100주년을 맞아 독자에게 감사하는 의미를 담아 시작한 ‘꿈이 뭐예요?’ 프로젝트의 첫 시작이다.
동아일보는 4월 1일 백주년 창간기념일부터 독자들의 꿈이 담긴 사연을 모았다. 1920년 당시 29세였던 청년 인촌 김성수 선생이 같은 꿈을 꾼 청년들과 동아일보를 창간한 것을 되새기며 창간 당시의 청년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취지에서 꿈을 묻는 프로젝트를 시작한 것이다.
동아일보는 독자 3명의 꿈을 총 1분 분량(1명당 20초)의 영상 콘텐츠로 만들어 이날 약 50회 송출했다. 광화문을 오가는 시민들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영상을 지켜보며 관심을 보였다.
첫 번째 사연의 주인공은 미국에서 한의사로 일하다 53세의 나이에 미국 미시간주립대(MSU)에서 늦깎이 의대생 생활을 시작한 송인갑 씨(59). 그는 미시간 의대 최고령 의대생이다.
24세에 미국으로 건너간 송 씨는 대학에서 산업공학을 공부하고 미국 통신사 AT&T에서 선임 연구원으로 7년간 근무했다. 그러다 헬스케어에 관심이 생겨 아내와 함께 뉴욕의 퍼시픽보건과학대에 입학해 한의학을 공부한 뒤 2008년 한의사가 됐다.
멕시코, 니카라과, 카자흐스탄, 탄자니아 등지에서 의료봉사와 선교활동을 하던 그는 현대의학을 통해 쉽게 치료할 수 있는 환자들이 많다는 생각에 한방과 현대의학을 같이 할 수 있는 정형외과 전문의가 되기로 결심했다.
입학 면접에서 면접관이 “왜 그 나이에 의대에 가려 하느냐”고 묻자 송 씨는 “내게 도전이 없는 삶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의대 진학 후에도 유급을 세 번이나 하는 등 쉽지 않은 길이지만 송 씨는 포기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그는 이날 영상에서 “제 꿈은 하루를 살아도 핑계대지 않고 도전하는 청춘의 삶으로 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일 공개된 영상에는 송 씨 외에도 임예솔 씨(35)와 현링 씨(27)의 사연이 함께 실렸다.
사표를 내고 싶은 마음이 들까 봐 고가의 반도네온을 구매했다는 임 씨는 “직업과 상관없이 그저 훌륭하게 반도네온을 연주하는 것이 꿈”이라고 밝혔다. 건설현장 근로자인 그는 통화에서 “20대 시절 반도네온에 관심을 갖게 됐는데 시험 준비 때문에 미뤄놨다가 취업 후 악기를 구입해 본격적으로 연습을 시작했다. 언젠가 프로 수준의 연주를 하는 것이 꿈”이라고 했다.
교통사고로 한쪽 다리가 약 20cm 짧은 장애를 극복하고 피트니스 모델이 된 현링 씨는 “세계적인 피트니스 모델이 돼 아름다움의 영역을 넓히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날 직접 광화문을 찾아 사연이 나가는 것을 지켜본 현링 씨는 “2년간 신은 특수 제작 신발을 바꾸는 날이었는데 뜻깊은 이별행사를 광화문 전광판을 통해 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고 했다.
영상은 인스타그램 @dongais100 등 동아미디어그룹(DAMG)의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볼 수 있다. 사연 접수도 계속된다. 광화문 전광판에 자신의 꿈을 내보내고 싶은 사람은 누구나 이메일 dongais100@donga.com 또는 웹페이지 donga.com/dongais100을 통해 응모할 수 있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