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대책 긴급보고]盧측 “반포, 아들 거주 매각 어려워” 여권내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 “1채 제외하고 이달내 처분하길” 盧, 다주택 靑참모들에 강력권고… 靑참모들 첫 매각권고 7개월째 ‘안 팔린다’ 이유 등 들어 계속 보유… “부동산 정책 불신 키워” 비판론
○ 50분 만에 반포 집 대신 “청주 집 팔겠다” 정정 발표한 노영민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노 실장 스스로 반포의 13.8평(전용면적 45.72m²)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 노 실장은 그간 주택을 팔려고 노력했으나 쉽게 팔리지 않았고 이번에 급매물로 내놨다”고 밝혔다. 하지만 50분 뒤 청와대는 “노 실장이 반포 아파트가 아닌 청주 아파트를 처분하기로 했다”고 관련 내용을 정정했다. 혼란이 이어지자 청와대는 52분 뒤 또다시 “내용 전달에 착오가 있었다. 노 실장은 어제 이미 청주 아파트를 매물로 내놓았다”고 공지했다. 반포 아파트가 아닌 청주 아파트를 매각할 것이라는 뜻을 두 차례에 걸쳐 확인한 것.
하지만 노 실장이 반포 아파트를 고수하면서 “부동산 투기와의 전쟁에서 지지 않겠다”던 문재인 대통령의 확언이 무색해졌다는 비판이 나왔다. 앞서 노 실장은 1월 라디오에서 “노블레스 오블리주 기류 확산이 필요하다. 소득을 올리려는 목적의 부동산 취득은 지양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솔선수범해야 할 청와대 고위 공직자가 반포가 아닌 청주 아파트를 팔겠다고 하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하는 격”이라며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을 스스로 우습게 만드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부동산 정책 불신’ 부추기는 靑
청와대 다주택 참모 상당수가 주택을 처분하지 않고 있는 것도 논란거리다. 청와대 내 주택 매각 권고 대상은 김조원 민정수석비서관, 김거성 시민사회수석비서관, 여현호 국정홍보비서관, 석종훈 중소벤처비서관, 윤성원 국토교통비서관 등 12명이다. 노 실장이 첫 매각 권고를 한 지 약 7개월이 지나도록 대부분의 참모가 ‘가족 거주’ ‘팔리지 않는다’ 등의 이유를 들어 다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 앞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26일 라디오에서 “(청와대 다주택 참모들이) 집을 팔았으면 좋았을 것이다. 저도 아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지난달 30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공직자들이 솔선하는 것이 좋다”고 했다. 다주택자인 청와대 참모들의 부동산 가치는 급등하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연합(경실련)에 따르면 문재인 정부 출범 후 3년간 여 비서관이 보유한 주택 2채의 시세는 13억5000만 원에서 30억1500만 원으로 16억6500만 원이 올랐다. 김조원 수석의 주택 2채는 11억3500만 원(21억4000만 원→32억7500만 원)이 올랐다.
통합당 김은혜 대변인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다 작동하고 있다고 한 부동산 규제는 청와대만 피해간 것 같다”며 “소득주도성장이 아닌 불로소득주도성장이다. 그래서 청년, 서민들은 내 집 장만 못 하게 틀어막고 청와대분들은 다주택자로 버텼나”라고 비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