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부동산 대책]文대통령 다주택 과세강화 지시에 “12·16대책과 숫자 달라질수 있어… 기재부-국토부 관련내용 협의 중”
문재인 대통령이 다주택에 대한 부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것과 관련해 정부가 기존에 제시된 안보다 종합부동산세 세율을 높이는 방안을 시사했다.
3일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종부세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해 “(지난해) 12·16부동산대책에서 내놓은 개정안과 숫자가 꼭 같으리란 법은 없다”며 “국토교통부와 관련 내용을 협의 중”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전날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다주택자 등 투기성 주택 보유자에 대해서 부담을 강화하라”고 지시한 뒤 기존 대책보다 세율을 높일 가능성을 내비치는 대목이다. 이는 20대 국회에서 불발된 종부세법을 원안대로 다시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기존 방침이 수정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정부는 12·16대책에서 다주택자에 대한 세율을 최고 4%로 높이는 내용의 보유세 강화 방안을 내놓았다. 구체적으로는 3주택 이상 보유자나 조정대상지역에서 2주택 이상을 보유한 사람에게 적용하는 세율을 기존 0.6∼3.2%에서 0.8∼4.0%로 높이고, 1주택 보유자와 규제지역이 아닌 곳의 주택을 2채 보유한 사람에게 적용하는 세율은 기존 0.5∼2.7%에서 0.6∼3.0%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당초 종부세법 개정안을 7월 발표 예정인 세법 개정안에 포함해 내놓은 뒤 9월 초 정부 입법으로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종부세법 개정안을 21대 국회 최우선 입법 과제로 처리할 수 있도록 추진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지시한 만큼 12·16대책 때처럼 의원 입법으로 신속하게 처리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
21대 국회가 개원한 뒤 아직까지 종부세율 인상 등 ‘강화 방안’이 담긴 법안은 발의되지 않았다.
세종=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