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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석, 사실상 대북 예비특사… 北과 물밑접촉 나설듯

입력 | 2020-07-04 03:00:00

외교안보특보로 청와대 귀환
2018년 남북정상회담때 중책, 평창선 김여정 카운터파트 역할
정의용, 대미관계 자문역 맡을듯




임종석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왼쪽)이 2018년 2월 11일 평창 겨울올림픽 개막식에 대남특사로 방남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만찬에 앞서 인사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정부 초대 비서실장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대통령외교안보특보로 귀환한다. 2018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에서 중책을 맡았던 임 전 실장은 사실상 대북 예비 특사로서 막혀 있는 남북 관계를 뚫어내는 막후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임 특보는 재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현 정부 초대 비서실장을 지내 국정 전반에 대한 통찰력과 정무역량이 탁월할 뿐 아니라 외교안보에 다양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다”고 인사 배경을 밝혔다. 이어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자문 역할을 내실 있게 수행해 국익 수호와 한반도 평화 정착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임 전 실장은 4·27 판문점회담 당시 남북 정상회담 준비위원장으로, 그해 2월 평창 겨울올림픽 때 대남특사로 방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의 카운터파트 역할을 맡았다. 현재 대남 정책을 총괄하고 있는 김 부부장은 같은 해 8월 문 대통령의 방북 당시 임 전 실장이 방북단에 포함되지 않자 청와대 관계자들에게 “왜 임 실장은 오지 않았느냐”고 묻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김여정 담화 이후 대북특사를 보내겠다는 한국의 제안을 공개 거부하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폭파하자 여권에서는 임 전 실장을 외교안보라인에 투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권에선 임 전 실장 특보 임명을 두고 언제든 북한과 물밑 접촉을 할 수 있는 예비 특사 자격을 준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지난해 11월 “통일운동에 매진하겠다”며 잠정 정계 은퇴를 선언한 임 전 실장은 올 5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반관반민 성격의) 1.5트랙에서 남북 간의 협력을 지원하는 역할까지 해보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여권 관계자는 “현재 가장 시급한 문제는 북한과 대화의 문을 여는 것”이라며 “북한이 신뢰하는 인물로 꼽히는 임 전 실장을 공식적으로 특보에 임명하면서 문 대통령이 힘을 실어준 만큼 물밑에서 북한과 접촉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임 전 실장과 함께 현 정부 출범 때부터 외교안보 컨트롤타워를 맡아온 정의용 국가안보실장도 외교안보특보에 임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특보는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를 포함해 3명으로 늘었다. 백악관과 소통을 담당해 온 정 실장은 대미 관계 자문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6일 임명장을 받고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가는 임 전 실장과 정 실장이 문 대통령의 11월 미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제안을 성사시키기 위해 역할을 분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