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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집단감염 진원지, 금양빌딩·방문판매 업체로 좁혀져

입력 | 2020-07-05 21:00:00


광주에서 빠르게 퍼지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집단감염 진원지가 금양빌딩 등 방문 판매 업체로 좁혀지고 있다. 방역당국은 금양빌딩이 매개체가 돼 방역이 취약한 종교시설과 요양원, 병원 등으로 n차 감염이 확산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광주시에 따르면 확진자가 잇따른 지난달 27일부터 이날 오전까지 9일 동안 광주 지역 확진자는 모두 77명이며, 이 가운데 75명이 지역사회 감염자다. 해외입국자 2명을 제외한 확진자의 동선이 금양빌딩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된다.

광주시는 이들이 금양빌딩에 입주한 2곳, 인근 건물에 있는 3곳 등 방문 판매 5곳과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것으로 보고 있다. 방문 판매 업체를 찾았던 사람들로부터 2, 3차 감염으로 지역 감염이 확산됐다는 것이다.

3일 확진 판정을 받은 전북 고창의 60대 남성은 일곡중앙교회 모임에서 자주 만난 남성으로부터 감염됐다. 1일 양성 판정을 받은 남성은 금양오피스텔의 방문 판매 업체를 자주 드나든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당국이 금양오피스텔에서 일곡중앙교회로 전파된 것으로 추정하는 이유다.

또 광륵사 관련 첫 확진자인 동구 60대 여성도 금양빌딩 주변 방문 판매 업체 사무실을 빙문한 사실이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확인됐다. 광륵사 관련 확진자는 60대 여성을 포함해 모두 6명이다.

제주여행 뒤 확진된 70대 여성도 금양빌딩과 연관이 깊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15일부터 19일까지 금양빌딩을 방문한 뒤 22~24일 제주도여행을 다녀왔다. 아가페실버센터 요양보호사인 50대 여성도 금양빌딩 관련 60대 남성 확진자와 광주사랑교회에서 예배를 봤다. 방역당국은 광주사랑교회에서 나온 27명의 확진자가 금양빌딩과 어떤 식으로든 연관이 깊다고 보고 있다. 확진자가 15명이 나온 광주사랑교회는 신도가 20여 명인 소규모 개척교회다. 환기가 어려운 지하에서 있다. 아가페실버센터는 70~90대 고령자들이 입소해 있고 대부분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이다.

공익형 일자리로 도서관에서 일하고 있는 70대 여성도 지난달에만 4차례 금일빌딩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여성은 그동안 전파경로가 불명확했다.

방역당국은 금양빌딩 5층에 방문 판매업체로 추정되는 사무실을 둔 60대 여성의 동선에 주목하고 있다. 이 여성은 지난달 대전에서 방문판매업을 하는 확진자를 만났으며, 같은 건물 10층의 확진 판정을 받은 방문 판매 업체 관리인과도 접촉했다.

박영준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광주지역 지역 감염자 대부분은 금양빌딩과 직간접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금양빌딩과 그 주변을 방문한 확진자들이 동선을 제대로 파악되지 않아 초기 방역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박향 광주시 복지건강국장은 ”금양빌딩을 중심으로 왕래가 잦은 방문판매 영업을 거쳐 지역사회 곳곳으로 바이러스가 확산됐다“며 ”최초감염원을 찾고자 심층 조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전남도는 6일부터 방역단계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격상했다. 전남지역 확진자 5명은 금양빌딩, 광륵사, 광주사랑교회 확진자와 접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실내는 50명 이상, 실외는 100명 이상의 모임과 행사 개최가 금지된다.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음식점 카페 등을 이용할 때 마스크 착용도 의무화했다. 또 노인 요양병원과 노인요양시설의 외부인 면회도 금지된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