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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리더 인터뷰]“남다른 리더십과 아이디어로 ‘일하는 의회상’ 정립해 뿌듯”

입력 | 2020-07-06 03:00:00

김지수 前 경남도의회 의장




최근 경남도의회 의장직을 마치고 평의원으로 돌아간 김지수 의원. 그는 “신발 끈을 다시 매고 현장에서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경남도의회 제공

“경남도민과 함께하는 도의회를 표방하면서 ‘협치 의회, 열린 의회, 연구하는 의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했다. 평가는 오롯이 동료의원과 도민의 몫이다.”

첫 여성, 첫 민주당 소속, 최연소 등 ‘3관왕’으로 관심을 모으며 2018년 7월 경남도의회 의장에 취임해 11대 전반기 2년을 무리 없이 이끈 김지수 전 의장(50).

늘 밝은 표정이지만 1일 오후 도의회에서 만난 그의 얼굴은 어두웠다. 후반기 원 구성이 파행하고 있는 탓이다.

후임 의장으로 뽑힌 의원(김하용)은 도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선정했던 후보가 아니다. 1부의장도 당내에서 추천한 의원 말고 독자 출마한 의원(장규석)이 차지했다. 민주당 원내대표단은 김, 장 의원 등 2명의 제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신임 의장과 1부의장이 정치적 신의, 협치 정신을 버렸다. 지금이라도 원 구성을 서둘러 마치고 후반기 의회를 출범시키는 것이 도민에 대한 도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즉문즉답, 까다로운 질문에도 짧고 분명하게 답했다. 약사(藥師) 출신으로 현실정치에 뛰어든 지 10여 년. 자치현장을 부지런히 누비고 공부하며 쌓은 내공이 잘 드러났다. 2년의 성과에 대해선 “의원들 활동에 활력을 불어넣어 과거 어느 시기보다 많은 일을 했다. 제도와 조직도 쉼 없이 정비하며 지원했다”고 회고했다.

250건의 조례 발의, 의원 윤리·행동강령 개정, 회기 연장과 도정질문 확대, 의원연구단체 설립 활성화도 보람으로 꼽았다. 출자출연기관 인사검증시스템 도입도 마찬가지. 이런 결실은 정책연구와 개발을 지원하는 정책담당의 신설, 예산분석 정책자문위 설치, 예결위 상설 운영이라는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초선이 80% 이상인 상황에서 그는 남다른 리더십과 다양한 아이디어로 의회를 이끌었다는 칭찬을 듣는다. ‘일하는 의회상’을 정립한 셈.

아쉬운 점으로는 도민과 접촉하며 현장서비스를 위해 기획했던 ‘소통간담회’의 중단을 꼽았다. 고성군과 거제시에서 개최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덮치며 무기한 연기됐다.

김 전 의장의 열정적 행보를 보며 21대 총선 출마를 예측한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그는 “여러 가지 타이틀이 큰 부담이었다. 주위 불안감을 불식시키기 위해 쉼 없이 뛰다보니 그런 추측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의원 활동은 이번으로 끝낼 생각이다. 대선과 지방선거가 있는 2022년엔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들어 내고 2024년 창원 의창선거구에서 22대 총선에 도전한다는 구상.

‘김경수 도정(道政)’에 대해선 “남부내륙철도 예타 면제, 예산 5조 원 시대, 제2신항 유치 등 성과가 많았다. 그러나 대(對) 의회관계 등 정무(政務) 기능은 크게 미흡했다. 각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 출생인 그는 약대 재학시절 동아리, 총학생회 활동에도 적극적이었다. 제약회사에 다니다 미국으로 건너가 현지 약사면허를 따고는 흑인과 저소득층 밀집지역에서 복지제도를 살폈다. 귀국 후 줄곧 다문화지원센터, 의료봉사단 등에서 일한 그는 2010년 본격적으로 지방정치에 입문했다. 민주당 지역위원장, 여성위원장을 거쳐 2014년 비례대표 도의원이 됐고 지역구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온화한 성품에 결단력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는 그는 “자세를 가다듬고 평의원으로서 다시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