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 이후 택시 기사로부터 어떠한 연락도 없어
사진=유튜브 영상 캡처
응급 환자를 태운 구급차를 택시 기사가 막아 세운 탓에 이송이 지연돼 환자가 숨졌다고 주장하는 유족이 “당신도 부모가 분명히 있을 텐데, 부모님이 나이 들고 몸이 약해지고 응급차를 이용할 일이 있을 텐데 어떻게 그랬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간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앞서 해당 환자의 아들 김민호 씨(46)는 지난 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응급환자가 있는 구급차를 막아 세운 택시기사를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청원은 6일 오전 10시 기준 54만8884명의 동의를 얻었다.
김 씨에 따르면 지난 6월 8일 오후 3시 15분경 어머니 A 씨의 호흡이 너무 옅고 통증이 심해 응급실로 가기 위해 사설 응급차를 불렀다. A 씨를 태운 응급차는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차선변경을 하다 택시와 접촉사고를 냈다.
실랑이 과정에서 택시 기사는 “환자가 죽으면 내가 책임질 테니 이거 처리하고 가라, 119 부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10분 정도 말다툼이 있었고, 다른 119구급차가 도착해 A 씨를 병원으로 옮겼지만, A 씨는 응급실에 도착한 지 5시간 만에 숨졌다.
사진=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캡처
김 씨는 6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너무 분통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되기에 알려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국민청원을 올렸다”고 밝혔다.
당시 상황에 대해서는 “어머니는 3년 동안 암 투병을 하셨고, 그날따라 유독 식사도 못 하시고 힘들어하셔서 구급차를 부르게 됐다”며 “사고가 나서 길에서 실랑이가 11분, 12분 벌어졌다. 119구급대가 오고 119대원이랑 제가 어머니를 119구급차로 모셨고 거기까지 15분 정도 지체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운 날 어머님이 타고 계시는 응급차의 창문은 열려 있었고, 시동이 켜져 있었는지도 모르겠다”며 “(우여곡절 끝에)응급실로 가시고서부터는 하혈을 하신 걸 보고 많이 놀랐다. 급격하게 상황이 악화돼 걷잡을 수 없어 의사도 저도 경황이 없었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도착하시고 5시간 만에 돌아가셨다”며 “조금만 더 빨리 갔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찰관 분께 죄목이 어떻게 되냐고 물었더니 현행법상 적용할 법이 업무방해죄 정도라는 말이 돌아왔다. 그래서 더 분통하고 화가 났다”며 “현행법에서 처벌할 수 있는 모든 처벌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