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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이 되어버린 부동산시장[내 생각은/안상우]

입력 | 2020-07-07 03:00:00


무서운 괴물이 되어버린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두렵다. 다양한 가치와 공동체에 대한 신뢰를 질식시킬까 두렵다. 스무 번이 넘는 규제가 전혀 먹히지 않으니 앞으로 나올 또 수십 번의 규제는 과연 제대로 작동할 것이며 이 정부에 효과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하고 실행할 전문가와 의지가 있는 것인지 두려워진다. 사람들이 둘 이상만 모이면 온통 아파트 얘기뿐이다. 희망을 가슴에 품고 이제 막 사회에 진출하는 20대, 한창 열정을 다해 일할 30, 40대를 누가 부동산의 광풍에 몰아넣은 걸까. 나라의 강건함은 아파트 값에 비례하지 않는다. 코로나19도 언젠가는 잠잠해질 것이다. 하지만 아파트 광풍이 가진 자와 못 가진 자, 서울에 사는 자와 서울은 꿈도 못 꾸는 자, 강남에 사는 자와 강북에 사는 자로 공동체를 영원히 편 가르고 치유되지 않을 상처를 남길까 두렵다. 무능과 후안무치의 정권도 언젠간 떠나가겠지만 현실을 견디며 살아야 하는 건 결국 남겨진 대다수 국민의 몫이라는 게 두렵고 슬프다.

안상우 카피라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