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 장타로 2년 만에 우승컵
스윙스피드 높이려 근육 키우고 고단백질 섭취로 20kg 늘려
드라이버 평균 350야드 기록… 2003년 이후 챔프중 최장타자
동료 “이기는 법을 바꿔놨다”
110kg 디섐보, 90kg 디섐보 투어 최장타자로 거듭난 ‘필드 위의 과학자’ 브라이슨 디섐보가 6일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의 디트로이트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로켓 모기지 클래식 최종 라운드 10번홀에서 버디를 낚은 뒤 주먹을 불끈 쥐고 있다. 디섐보는 이날 버디 8개, 보기 1개로 7언더파를 치며 최종 합계 23언더파 265타를 기록해 2위인 매슈 울프를 3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했다. 지난해까지 몸무게가 90kg이었던 디섐보(작은 사진)는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체중을 20kg 가까이 불렸다. 디트로이트=AP 뉴시스
앞 조 선수들은 13번홀 그린에서 퍼팅을 하고 있었다. 대개의 경우 이 정도 거리면 드라이버를 쳐도 무방하다. 하지만 올해 체중을 20kg 가까이 불리며 장타자로 거듭난 디섐보는 원 온을 노리고 있었다. 앞 조 선수들이 그린을 벗어난 뒤 친 그의 티샷은 왼쪽으로 크게 휘면서 원 온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디섐보는 어느덧 400야드에서 원 온을 노리는 선수가 되어 있었다.
‘필드 위의 과학자’, ‘괴짜 골퍼’로 불렸던 디섐보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장타를 앞세워 약 2년 만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울프에게 3타 뒤진 채 최종 라운드에 나선 디섐보는 전반 9개 홀에서 버디만 4개를 따내며 울프를 맹추격했다. 16번홀(파4)부터 3개 홀에서도 연달아 버디에 성공하며 역전승을 거뒀다. 2018년 11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 오픈 우승 이후 1년 8개월 만이자 통산 6번째 우승이었다.
디섐보의 실험은 이번 대회에서 결과로 입증됐다. 디섐보는 드라이버샷 평균 350.6야드로 전체 1위에 올랐다. 이는 PGA투어가 거리와 방향 등을 측정하기 위해 2003년 도입한 샷링크 제도 이후 대회 우승자로서는 최장타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05년 타이거 우즈가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에서 열린 디 오픈에서 기록한 평균 341.5야드였다.
그는 퍼트로 얻은 타수에서도 7.831타로 1위였다. 폭발적인 드라이버에 힘입어 짧은 거리에서 웨지 등으로 그린을 공략한 덕분에 그만큼 퍼트 거리도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디섐보는 이번 시즌 투어 평균 드라이브 비거리도 323야드로 전체 1위를 탈환했다.
세상에 없던 골프를 구사한다는 평가를 듣고 있는 디섐보는 이번 대회 우승에 대해 “남들과 다른 길을 추구했기에 내게는 뜻깊은 우승”이라며 감격했다. 이 대회 3위에 오른 케빈 키스너(미국)는 “그는 골프에서 이기는 방식을 바꿔 놨다”고 찬사를 보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