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바 22조 등 올 시총 증가 톱10, 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차지
기술-혁신 역량에 실적 뒷받침… 코로나 시대 새로운 간판기업으로

증시에서 자금이 몰린 곳은 삼성바이오만은 아니다. 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상반기 동안 가장 큰 폭으로 시총이 늘어난 기업 10개는 모두 바이오(Bio), 배터리(Battery), 인터넷(Internet), 게임(Game) 업종이었다. 이른바 ‘BBIG’로 시장이 재편되고 있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언젠가 바이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생각은 했지만 코로나19로 미래는 훨씬 빨리 현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새로운 간판 기업의 등장은 기존 간판 기업의 후퇴와 맞물려 있다. 1월 초만 해도 시총 6, 7위였던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는 현재 각각 11위, 14위다. 상장 이후 10위권 밖을 벗어난 적이 거의 없던 포스코는 18위로 밀려났다.
산업계는 코로나19가 아예 산업구조의 지형을 바꾸고 있고, 그 결과가 간판 기업의 변화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제조업의 위기는 한국에선 이미 2018년 한국GM 군산공장 철수 등을 계기로 부각됐다. 이후 기업들은 ‘디지털 전환’을 화두로 삼고 신성장동력 발굴에 속도를 내고 있었다. 코로나19는 이 같은 변화를 더 빠르고 불가역적으로 만드는 추진체라는 이야기다.
성정민 맥킨지 글로벌연구소 파트너는 “코로나발 산업 재편 과정에서 디지털 기술과 혁신 역량을 갖춘 기업에 자본이 몰리고 있다”며 “성장과 이윤이 소수 기업과 일부 업종에 집중되는 ‘슈퍼스타’ 현상이 심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김현수 kimhs@donga.com·허동준·홍석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