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의 ‘법무부 입장문 초안 유포 경위’에 대해 법무부가 설익은 해명을 잇달아 내놓으며 ‘사전 논의’ 의혹을 불식시키지 못하고 있다.
앞서 법무부는 8일 최 대표가 법무부 공식입장과 다른 ‘초안’을 개인 페이스북에 올린 경위에 대해 “모른다”고 했다. 이 초안이 추 장관에게 보고 됐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확인 불가”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나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자 9일 “장관과 대변인실 사이의 소통의 오류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같은 해명에 김근식 경남대 교수(미래통합당 서울 송파병 당협위원장)는 “공식해명이 더 의혹을 키운다”며 “장관이 작성한 A문안과 대변인이 수정한 B문안 두가지를 모두 언론에 공개하는 거로 장관이 알았다는 건데, 말이냐? 막걸리냐?”고 물었다.
그는 “세상에 일국의 장관의 공식입장문이 두개의 버전으로 동시에 언론에 전달되는 경우가 있냐? 내용과 논점이 동일하고 일부 문체와 오탈자만 수정한 거라면 실수로 두 개가 나갈수 있지만, 최강욱 의원이 공개한 입장문은 ‘수명자가 지휘권자를 따라야한다’는 상명하복의 논리였고, 공식 배포된 법무부 입장문은 ‘수사팀 교체와 변경이기에 지시이행이라 볼수없다’는 논점이다. 명백히 논리와 강조점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로 다른 두 입장문을 내는 것으로 장관이 잘못 알았다는 동문서답의 변명은, 문제되는 가안을 장관이 작성했다고 인정함으로써 최 의원의 개입의혹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오히려 첫 입장문 작성에 최강욱 의원과 논의했을 개연성을 더 키워줄 뿐이다”고 꼬집었다.
또 “특히 검찰 내에서 잘 쓰지 않는 ‘수명자’라는 단어가 만약 최의원의 작문이라면 법무장관과 피고인 및 피고발인이 사전 협의한 명백한 ‘법정농단’이다”며 “거짓말은 변명하면 할수록 의혹이 더 커지게 마련이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도 “최강욱과 추미애의 거짓말”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법무부에서 유출경위를 모른다고 하더니 새로운 해명을 내놨다. 장관이 두 개의 문언을 주면서 주변 사람들에게 전파하라고 지시했단다. 말도 안 되지”라며 “유포하려면 확정된 안만을 유포해야지, 검토 중에 버려진 ‘가안’까지 함께 전파해야 할 이유는 없다. 고로 장관의 해명은 대충 상황을 무마하기 위한 변명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