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64)이 10일 오전 0시 30분 서울 성북구의 삼청각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가족의 실종신고가 경찰에 접수된 지 약 7시간 만이다.
서울지방경찰청은 “박 시장의 시신을 수습해 서울대병원으로 옮겼다”며 “정확한 사망 시점이나 원인 등은 부검을 통해 추후 확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 발견 당시 박 시장은 공관을 나설 때 입고 있던 검은 점퍼에 회색바지를 입고 있었으며, 주변에서 유서 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9일 오후 “박 시장의 딸 박모 씨(37)가 이날 오후 5시 17분경 112신고센터에 ‘아버지가 이상한 말을 하고 나갔다’며 실종 신고를 했다”고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몸이 좋지 않다”며 시청으로 출근하지 않았다.
경찰 등에 따르면 박 시장 공관에서는 그가 집을 나서기 직전 박 시장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메모가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경찰이 메모의 존재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공관에는 박 시장과 부인 강난희 여사가 살고 있으며, 경찰에 실종 신고를 한 딸은 따로 살고 있다.
서울시는 9일 오전 10시 40분경 “오후 김사열 대통령 직속 국가균형발전위원장과의 면담 등 박 시장의 이날 예정된 일정을 취소한다“고 공지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박 시장이 아침에 컨디션이 좋지 않다며 출근하지 않겠다는 전화를 해왔다”고 설명했다.
아름다운재단 상임이사와 참여연대 집행위원장을 지낸 박 시장은 2011년 10월 오세훈 전 시장이 중도 사퇴한 뒤 보궐선거를 통해 서울시장에 처음 당선됐다. 2014년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도 잇따라 당선되며 서울시 최초의 민선 3선 시장이 됐다. 약 8년 8개월 동안 서울시장으로 재임해 역대 최장수 서울시장 기록을 갖고 있다.
한편 서울시에서 근무 중인 A 씨는 8일 서울지방경찰청에 박 시장을 성추행 및 성폭력처벌법 위반 등의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경찰은 박 시장 측에는 고소된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창규 기자 k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