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나간 부동산 대책] 이낙연 “유휴 부지 활용해 집 공급” 이재명 “보유세 거둬 기본소득 지급” 김부겸 “다주택 공직자 책임 물어야”
부동산 정책 실패에 대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여권 내 차기 대선 주자들도 앞다퉈 부동산 대책을 꺼내 들고 있다. 앞선 기본소득 논쟁에 이어 부동산 정책이 대선 주자 간 이슈 경쟁의 대상이 되면서 일각에선 시장의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내 유력 당권 주자이자 대선 주자인 이낙연 의원은 최근 서울 내 유휴 부지를 활용한 공급 대책을 강조하며 서울 부동산 규제 완화 카드를 제시했다. 이 의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7 대 3인 서울의 주거지역과 상업지역 비율을 조정해 주거지역을 넓히는 방법이 있다”며 “근린생활지역 및 준주거지역을 부분적으로 주거지역으로 전환하는 방안 및 역세권 땅 활용 방법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재건축 완화 등에 대해선 “부작용이 있고 정부도 충분히 알고 있다”면서도 “기존 정책이 충분하지 않다면 철저한 개발이익 환수를 전제로 다시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일부 여론조사기관의 범여권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에서 20%의 벽을 넘어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투기용 부동산에 대한 증세와 기본소득 토지세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이 지사는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집값 상승에 따른) 불로소득은 조세로 환수해 고루 혜택을 누리는 것이 합당하다”고 적었다. 전날 국회에서 열린 예산정책협의회에선 “부동산 보유세 1% 정도를 기본소득 형태로 거둬 시도민에게 지급하는 방법을 고민해 달라”고 이해찬 민주당 대표에게 건의하기도 했다.
여권 관계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민생이 무너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본소득 논쟁을 벌이던 여권 대선 주자들이 이번엔 부동산 대책을 정치쟁점화하며 정부 정책의 신뢰도를 오히려 떨어뜨리는 것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