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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R 잘했다고 방심하지 않아” ‘18세 애늙은이’가 나타났다

입력 | 2020-07-10 03:00:00

군산CC오픈 첫날 공동 2위 김주형
7언더 박은신 1타 차 턱밑 추격, 벙커샷 버디 등 집중력 돋보여
부산경남오픈 우승 놓친 뒤 퍼터도 바꾸는 과감함까지




9일 전북 군산 군산CC(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 1라운드에서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로 공동 2위에 오른 한국 남자 골프의 신성 김주형이 ‘브이’를 그려 보이고 있다. KPGA 제공

모래를 살짝 흩뿌리며 볼이 벙커 밖으로 탈출을 시작했다. 일직선으로 곧게 뻗어가던 볼은 그린에 떨어지더니 그대로 홀에 빨려 들어갔다. 한국 남자 골프의 신성 김주형(18)은 두 손을 번쩍 하늘로 들었다. 8번홀(파3) 티샷을 벙커에 빠뜨린 김주형은 환상적인 벙커샷으로 버디를 잡아내는 고도의 집중력을 보여줬다.

9일 전북 군산 군산CC(파71)에서 열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군산CC오픈 1라운드에서 김주형은 버디 7개와 보기 1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를 적어내며 공동 2위에 올랐다. 단독 선두 박은신(30·사진)을 1타 차로 쫓고 있는 김주형은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주형은 “더 어릴 때는 1라운드 성적이 좋으면 우승에 대한 기대도 하곤 했다”면서 “하지만 점점 경험이 쌓이고 나서부터 그런 것들이 사라졌다. 3일이나 남았기 때문에 방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주형은 앞서 5일 끝난 올 시즌 코리안투어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에서 아쉬운 경험을 했다. 최종일 정규 라운드 마지막 홀에서 이글을 잡아 연장에 돌입했으나 연장 첫 번째 홀에서 1.5m 퍼트를 놓치며 우승컵을 놓쳤다. 심기일전한 김주형은 이번 대회에서 다시 한 번 코리안투어 프로 최연소 우승에 도전한다. 이 부문 기록은 2011년 NH농협 오픈 챔피언 이상희(28)가 세운 19세 6개월 10일이다. 김주형은 앞서 본보와의 인터뷰에서도 “최연소 우승은 꼭 갖고 싶은 타이틀 중 하나”라고 말했다.

김주형은 이번 대회 우승을 위해 퍼터를 바꾸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김주형은 “연습라운드에서도 퍼트가 잘 안 돼 새로운 퍼터로 바꿔 이번 대회에 출전했다”며 “퍼터를 바꾸고 나서 터치감이 좋아졌고 자신감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서 버디 8개와 보기 1개를 묶어 7언더파 64타로 단독 선두를 달리고 있는 박은신 역시 우승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로 퍼트를 꼽았다. 박은신은 “오늘처럼만 퍼트가 되면 우승 경쟁을 할 수 있을 거 같다”며 “남은 3일 동안 퍼트 연습을 하면서 좋은 감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일본을 주 무대로 뛰는 김경태(34)는 이날 그림 같은 홀인원을 잡아냈다. 13번홀(파3·200m)에서 6번 아이언으로 친 티샷이 2단 그린 왼쪽 경사면을 맞은 뒤 4m가량 굴러 내려오다 홀 안으로 들어갔다. 김경태는 “공이 굴러 내려가는 것까지는 봤는데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지길래 그린 밖으로 벗어난 줄 알았다”면서 “국내에서 처음 기록하는 홀인원이라 더 기뻤다”고 말했다. 김경태는 4언더파 67타로 공동 8위에 자리했다.

김정훈 기자 h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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