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이 숙현이에게 지옥과 같은 세상이었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았다면 절대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전 소속팀 감독과 일부 선수의 지속적인 폭행에 괴로워하다 숨진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가 10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처벌과 ‘최숙현 법’ 제정을 호소했다.
최 씨는 “숙현이의 비극적인 선택 이후 하루하루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미안하다는 사과조차 없이 가혹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가해자들은 엄중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만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해자들이 아닌 경주시청 팀원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됩니다. 팀을 해체하라는 건 아닙니다”라며 “어디 하나 호소할 곳도 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인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숙현이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숙현이법’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새로 발의된 내용에는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방해 및 불응 시 징계 요구, 수사기관 협조 요청, 관련기관 자료 제출 요구, 공무원 및 관련기관 임직원 파견 요청 등의 권한이 포함됐다. 또 신고자 및 피해자를 위한 임시 보호 시설을 운영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이번 기회에 체육계 폭력·성폭력 문제가 뿌리 뽑힐 수 있도록 관련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