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움/조원희 지음/40쪽·1만2000원·만만한책방(6세 이상)
처음 듣는 말이었다. 친구는 이유도 말해 주지 않고 가버린다. 아이는 눈물이 나올 것만 같다. 아이도 친구를 미워하기로 마음먹는다. 숙제를 할 때도, 배드민턴을 칠 때도, 목욕할 때도…. 그런데 이상하다. 마음이 하나도 시원하지 않다.
상처 주는 말이 가시처럼 목에 걸리고 귓가에 맴도는 느낌을 절묘하게 그려냈다. 자꾸 긁으면 번지지만 신경 쓰지 않고 놔두면 가라앉는 부스럼. 미움도 그런 거다. 마음에 미움이 가득 차면 그 창살 속에 내가 갇히고, 발에 무거운 족쇄를 찬 것처럼 힘들다. 미워하지 않는 건 쉽지 않지만 이를 해내고 나면 훨훨 가벼워지는 건 자기 자신이라고 얘기해 준다.
손효림 기자 arys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