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환매 중단사태를 낸 옵티머스자산운용 사건을 둘러싸고 권력 유착 의혹이 커지고 있다. 옵티머스 설립자인 이혁진 전 대표가 해외 도피 직전 대통령의 해외순방 행사 장소에 나타나는 등 수상한 행적이 드러나면서 야당은 이 사건을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고 나섰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방문 당시 교민간담회 행사가 열렸던 호텔에 모습을 드러냈고, 이어진 아랍에미리트 방문에도 쫓아갔다고 한다. 대통령 해외순방의 구체적인 행사일정과 장소는 경호상의 이유 때문에 비밀로 분류돼있다. 이 전 대표는 문 대통령 순방에 동행한 금융위원장 등을 따로 만나기도 했다. 당시 이 전 대표는 70억 원대 횡령과 조세포탈 등 5건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었지만 출국금지조차 돼있지 않았고, 베트남 출국 이후 귀국하지 않은 채 지금은 미국에서 버젓이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청와대는 “이 전 대표가 교민간담회에 참석했다거나 대통령 순방에 동행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도 언론 인터뷰에서 “대통령 순방단에 포함돼 있었던 게 아니라 개인 비용을 들여 찾아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 도중 출국해 대통령 순방행사가 열린 장소를 찾아가 정부 고위인사를 만난 이 전 대표의 행적은 누군가의 비호가 없었다면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