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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 맞벌이 “대출-세제 지원 알맹이 없어”

입력 | 2020-07-11 03:00:00

[7·10 부동산 대책]실수요자 대책 미흡 불만 목소리
규제지역 대출우대 소득기준 완화, 5억-6억 이하 아파트에 적용
서울 중위가격 이미 9억 넘어 혜택 볼수 있는 아파트 많지 않아




6·17부동산대책으로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피해가 나타나며 3040세대의 분노가 확산되자 정부가 실수요자 달래기에 나섰다. 신혼부부가 아니더라도 생애 최초 주택에 대해서는 취득세 감면 혜택을 주고 대출한도 우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대상도 늘렸다. 하지만 웬만한 맞벌이 부부에게는 대출한도 우대 등의 보완책이 여전히 ‘그림의 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기존에도 금융업 감독 규정을 통해 규제지역에서 서민 및 실수요자에게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을 10%포인트 우대해 왔다. 그러나 무주택자이면서 주택 가격 요건(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 6억 원 이하, 조정대상지역 5억 원 이하)을 만족시켜야 할 뿐만 아니라 소득 기준도 있었다.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에서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7000만 원 이하, 조정대상지역에서는 부부 합산 연소득이 6000만 원 이하가 그 대상이다.

정부는 13일부터 소득 기준을 전체 규제지역에서 부부 합산 연소득 8000만 원 이하, 생애 최초 구입자는 9000만 원 이하로 이를 완화하기로 했다. 예를 들어 첫 내 집 마련에 나선 연소득 9000만 원 이하 부부라면 서울 등 투기과열지구에서 LTV 40%(9억 원 초과분 20%)가 아니라 50%(9억 원 초과분 30%)를 적용받을 수 있는 것. 5억 원짜리 주택에 대한 대출 가능액이 당초 최대 2억 원에서 2억5000만 원으로 늘어난다.

문제는 서울 아파트의 중위가격이 이미 9억 원을 넘는다는 것. 강북 중위가격도 6억5504만 원(KB국민은행 기준)으로 서민과 실수요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아파트가 많지 않다.

생애 최초 주택에 대해서는 취득세를 감면해 주택 구입 시 부담도 덜어주기로 했다. 취득세 감면율은 1억5000만 원 이하 100%, 1억5000만 원 초과∼3억 원 이하면 50%다. 단, 수도권은 4억 원까지 50% 감면 혜택이 부여된다. 이 역시 서울 시내에서 4억 원 이하 아파트를 찾기 어렵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 여기에 맞벌이 가구는 소득 요건을 만족시키는 것도 쉽지 않다보니 이번 대책도 본인 소득은 적지만 부모로부터 현금을 지원받을 수 있는 ‘금수저’에게 더 유리하다는 말이 나온다. 직장인 이모 씨(37)는 “맞벌이는 아파트 특별공급부터 대출 우대까지 소득 커트라인에 걸리는 경우도 많아 도움을 못 받는다”고 했다.

장윤정 yunjng@donga.com·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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