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이어 서울시장도 선출… 대선 1년 앞두고 사실상 전초전 경기지사 대법원 판결 따라 총 유권자의 51% 투표할수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재·보선이 펼쳐지게 됐다.”
여권 관계자는 내년 4월 7일 열리는 재·보궐 선거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사퇴로 부산시장 선거가 예고된 상황에서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별세로 서울시장 선거가 추가됐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은 10일 “내년 4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보궐선거, 경우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다른 선거 등은 대통령 선거에 버금가는 선거로 치러야 한다”며 “국민들이 당이 변하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확신을 가질 때 선거를 이길 수 있다”고 했다. 4·15총선 기준으로 서울과 부산의 유권자 수는 1143만여 명에 달한다. 한국 전체 유권자의 26%다. 여기에 차기 대선이 2022년 3월에 치러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내년 4월 열리는 재·보궐선거는 사실상의 대선 전초전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부산 외에 다른 광역자치단체에서도 재·보선이 펼쳐질 가능성이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있고, 김경수 경남지사는 ‘드루킹 사건’으로 2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2심에서 당선 무효형인 벌금 300만 원을 선고받은 이 지사가 만약 대법원 판결마저 확정된다면 서울시, 부산시, 경기도의 수장을 다시 뽑아야 하는 초유의 상황이 펼쳐진다. 이 경우 전체 유권자의 약 51%에 달하는 2250만여 명이 투표권을 행사하면서 내년 재·보선은 사실상 전국 단위 선거가 된다.
내년 4월 선거는 여야 당내 역학관계와도 영향이 있다. 민주당 당 대표 선거에 뛰어든 김부겸 전 의원은 “중요한 선거를 코앞에 둔 (내년) 3월에 당 대표가 사퇴하면 선거 준비가 제대로 되겠느냐”며 경쟁자인 이낙연 의원을 겨냥하고 있다.
통합당 역시 마찬가지다. 구원투수인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임기는 내년 4월 재·보궐선거까지다. 선거 결과에 따라 김 위원장의 정치적 입지는 물론 당권 구도가 요동을 칠 가능성이 크다.
한편 재·보선의 귀책사유가 자당(自黨)에 있으면 후보를 내지 않는다는 민주당의 당헌 규정도 변수다. 박 전 시장과 오 전 시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