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서울시장 사망] 국내 첫 성희롱 사건 맡아 승소, 시장 취임후 ‘젠더특보’ 신설도 “사회개혁 헌신” “잘못 반복 안돼” 시민단체들 엇갈린 반응 내놔
참여연대는 10일 성명서를 내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에 대해 “오랜 시간 시민운동을 개척하고 그 영역을 확장시켰던 활동가”라며 “다양한 시민운동 영역에서 한국사회 개혁과 혁신을 위해 헌신했다”고 밝혔다.
박 전 시장은 1980년 사법시험 22회에 합격했다. 1982년 검사로 임용됐지만 사형 집행 참관이 싫다는 이유로 1년 뒤부터 인권변호사의 길을 걸었다. 박 전 시장은 1986년 고 조영래 변호사 등과 함께 ‘부천서 성고문 사건’ 변호인단에 참여해 당시 피해자였던 권인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변호했다. 이어 조 변호사와 함께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창립회원으로 참여했다. 1993년에는 ‘서울대 조교 성희롱 사건’을 맡아 6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승소를 이끌어냈다. 직장 내 성희롱에 대한 첫 배상 책임을 인정받은 이 판결로 한국사회의 인식이 바뀌었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성명서를 내고 “박 전 시장은 과거를 기억하고 잘못을 바로잡는 길에 무수히 참여해왔다”면서도 “그러나 본인은 그 길을 닫는 선택을 했다. 서울시는 과거를 기억하고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신지환 기자 jhshin9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