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를 겪었던 1998년(-5.1%) 이후 최저 수준인 -2.3%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12일 한국경제연구원은 ‘2분기 경제동향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한경연은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수출부진 및 내수침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한국 경제가 올해 안에 경기 반등을 이뤄내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한경연은 올해 하반기(7~12월) 경제성장률이 -2.9%를 기록해 상반기(1~6월) 경제성장률 -1.7%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보고서는 “정부와 민간기업이 코로나19 충격 극복을 위한 전방위적 노력을 벌이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고, 대외적으로는 미·중 주요국의 경기회복까지 지연되고 있어 경기침체 흐름을 반전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한국 경제의 경기회복 여부는 코로나19 종결 시점 및 정부 대응의 실효성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내수의 버팀목 역할을 하는 민간소비 성장률은 -3.7%로 예상했다.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 등 소비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지만 기업들의 실적 부진으로 명목 임금 상승률이 하락하고,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대외 활동 등이 위축되며 발생한 하방 압력을 상쇄시키기에는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한경연은 대내적으로 코로나19 감염자 재확산, 주요 기업 실적 악화로 대량 실업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했다. 또 대외적으로는 주요 국가의 실적 부진과 경기회복 지연, 반도체 단가 상승폭 제한, 글로벌 공급망 사슬(GVC) 약화 등이 경제 성장의 하방 위험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경연은 “단기적 경기반등 효과에 집착하여 국가재정을 일시에 소진하기 보다는 장기 침체기로의 본격적 진입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 또 코로나19 이후 닥칠 경제 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비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동일기자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