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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성소피아 박물관’ 모스크로 바뀐다…에르도안 “주권 행사한 것”

입력 | 2020-07-12 16:09:00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이스탄불의 랜드마크인 성소피아 성당(터키어, 아야 소피아·그리스어, 하기아 소피아)을 이슬람 사원인 모스크로 변경하기로 한 터키의 결정을 옹호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화상으로 참여한 한 행사에서 “자국의 이슬람포비아(이슬람혐오)에 맞서 조치를 취하지 않는 국가들이 주권을 행사하려는 터키의 의지를 공격한다”고 말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시리아와 리비아 등에서 우리가 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이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권리가 무엇인지’ ‘우리 나라가 무엇을 원하는지’를 보고 결정을 내렸다”고 강조했다.

터키공화국의 정교분리(세속주의) 원칙을 조금씩 허물어뜨려왔다는 평가를 받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오는 24일부터 성소피아 성당에서 이슬람 예배가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과거에 여러 차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록돼 있는 이 성당이 모스크로 바뀌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고, 2018년에는 성소피아 성당을 찾아 코란의 한 구절을 암송하기도 했다.

앞서 지난 10일 터키 최고행정법원은 성소피아 성당의 박물관 지위를 무효로 결정하며 “1934년 (아야소피아를) 모스크로 이용을 중단하고 박물관으로 만든 내각의 결정은 법에 위반된다”고 밝혔다.

이어 에르도안 대통령은 성소피아 성당을 모스크로 개원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동맹국인 미국과 터키가 최근 수년 간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러시아의 요청에도 불구하고 이번 계획을 강행했다.

그리스는 이번 조치는 “도발”이라고 즉시 반발했고, 프랑스는 이를 개탄했으며, 미국은 유감을 표명했다.

성소피아 성당은 지난 6세기 동로마제국(비잔틴)의 황제 유스티아누스 1세의 명령에 따라 건립된 세계적인 걸작 건축물이다.

성소피아 성당은 15세기 오스만제국이 이스탄불(당시 콘스탄티노플)을 점령했을 때 모스크로 바뀌었다가 이후 20세기에 들어와 정교분리 원칙에 따라 박물관으로 변경됐었다.

터키 내 보수파인 이슬람교도들은 오랫동안 모스크로 다시 이용을 요구해왔고, 이들을 지지층으로 업고 있는 에르도안 대통령은 지난해 선거 유세에서 성소피아 성당을 모스크로 개원하겠다고 공약했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