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웃집 아저씨 같고, 서민적인 시장이 또 나올까요.”
12일 서울 중구 시청 앞 도서관 입구에 마련된 박원순 전 서울시장(64)의 분향소에는 오전부터 그를 추모하려는 시민의 발걸음이 계속됐다. 오후 2시경부터는 추모 행렬이 지하철 1호선 시청역 4번 출구부터 분향소까지 1㎞ 가량 이어졌다. 분향소가 차려진 전날 오전 11시부터 이날 오후 4시까지 1만4000여 명이 다녀갔다.
낮 기온이 28도를 웃돌았지만 검은색 옷을 차려입은 시민들은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자신의 차례를 기다렸다. 혼자 온 시민부터 어린 자녀를 데리고 온 부부, 삼삼오오 친구들과 함께 분향소를 찾는 등 모습도 다양했다. 보수 유튜버들은 시민들의 분향 모습을 생중계하기도 했다.
시민들은 박 전 시장의 죽음에 대해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서울 마포구에서 온 이모 씨(48)는 “박원순 시장이 시장으로서, 그 전에는 인권변호사로서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애를 많이 썼는데 허무하게 떠나 애통하고 속상하다”며 “여러 논란은 우선 장례를 잘 마친 뒤 해소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 종로구에 사는 김모 씨(73)는 “자기 자신에 대해 도덕적 기준이 엄격한 사람은 딜레마에 빠지기 쉽다”며 “박 시장도 그랬기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닐까 싶다”고 했다.
박 전 시장의 발인은 13일 오전 7시 반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진행된다. 한 시간 후 서울시청으로 옮겨 영결식이 열리고 서울시 유튜브 채널에서 생중계한다. 장례위원회는 영결식을 마친 뒤 서울추모공원으로 이동해 시신을 화장하고 박 전 시장의 고향인 경남 창녕으로 옮겨 매장할 예정이다. 한편 분향소는 13일 오후 10시까지 운영된다. 서울시 홈페이지에 개설된 온라인 분향소에도 이날 오후 4시 기준 70만여 명이 클릭으로 애도를 표했다.
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