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패치 기술의 진화
○붙이면 코로나19 걸렸는지 안다
미국 노스웨스턴대 존 로저스 교수와 정효영 연구원팀은 최근 피부에 붙이는 초소형 진동 및 온도 센서를 이용해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인 발열과 기침, 호흡 상태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기술을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1일자에 공개했다.
로저스 교수는 “최근 미국의학협회보(JAMA)에 따르면 코로나19의 대표적인 초기 증상은 발열과 기침, 가쁜 호흡 세 가지로 나타났다”며 “손목이나 손가락 등에 착용하는 기존 웨어러블 장비로는 코로나19의 호흡기 관련 증상을 정확히 측정할 수 없어 이를 측정할 수 있는 부위에 부착하는 패치형 센서를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손가락에 반지처럼 착용하는 패치를 하나 더 추가해 혈중 산소 농도를 추적하도록 개선했다. 무증상 코로나19 환자를 찾기 위해서다. 또 코로나19에 감염된 환자의 상태를 모니터링하는 데 쓸 수 있도록 의료진과 함께 시험하고 있다. 연구팀은 ‘소니카 헬스’라는 스타트업을 세워 이 기술을 상용화하고 있다. 연구팀은 “7월 안에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로저스 교수팀은 앞서 지난해에도 조기 출산한 신생아의 건강을 실시간 측정하고 전송하는 패치형 센서도 개발해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현재 로저스 교수팀은 스타트업을 설립하는 등 패치 센서 분야를 이끌고 있다.
○몸속 헬스케어 기기에 전력 공급, 스트레스도 측정
한국에서도 헬스케어 분야를 중심으로 개성 넘치는 패치 기술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박장웅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 연구위원(연세대 신소재공학과 교수)과 구민재 연세대 연구원은 스트레스를 받을 때 수치가 증가하는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농도를 눈물 속에서 실시간 측정하는 콘택트렌즈 형태의 장비를 개발해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10일 공개했다. 박막형 탄소 신소재인 그래핀과 코르티솔이 만나 전기적 특성 변화를 일으키면 그 변화를 측정한 후 무선으로 전송해 스트레스를 받는지 알려준다. 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굵기의 얇은 은실인 ‘나노와이어’로 잘 휘면서 투명한 전극과 안테나를 만들어 소프트렌즈처럼 부드럽고 사람 몸에 해가 없다. 박 연구위원은 “일상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위원은 이상일 연세대 연구원, 이상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팀과 함께 피부에 붙여 염증과 여드름을 치료하는 작고 투명한 온열 패치도 개발해 최근 공개했다.
몸에 붙인 다양한 패치나 몸속에 삽입한 심박조율기 등 헬스케어 장비에 전력을 공급하는 충전 패치도 나왔다. 광주과학기술원(GIST) 기계공학부 이종호 교수와 김주호 연구원팀은 잘 휘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를 피부에 부착해 태양전지를 지닌 몸속 헬스케어 장비에 전력을 공급하는 패치 기술을 개발해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에 이달 6일 발표했다.
연구팀은 생체 투과율이 높은 적색 파장의 빛을 내는 두께 0.004mm의 초박막 마이크로 LED를 어른 엄지손가락 크기의 패치 형태로 만들었다. 열을 식히는 필름을 이용해 오래 사용해도 화상을 입지 않도록 온도를 낮췄다. 그 결과 상용 심박조율기를 구동시킬 수 있을 정도의 에너지를 체내 헬스케어 기기에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이 교수는 “빛을 매개로 전력을 자유롭게 공급할 수 있어 필요할 때 인체 기능을 보조하는 다양한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