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질 리스크 최소화 본격 나서
조립 불량-제네시스 엔진 떨림 등… 최근 신차 100대당 5대꼴 문제 발생
울산공장 조기퇴근 직원 해고 등… 현장부터 품질 개선 다잡기 나서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에서 제네시스 차량을 생산하는 모습. 현대자동차 제공
최근 제네시스 GV80이 디젤 엔진 진동 문제로 출고를 중단한 데 이어 신형 그랜저의 대시보드 조립불량 문제 등 내놓은 신차마다 품질 문제가 불거지자 바싹 긴장한 모습이다.
12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통상 디자인 공개 직후 신차를 출시하던 이제까지와 달리 앞으로 신차의 디자인 등을 공개한 뒤에도 최장 한 달 동안 일반도로에서 수십, 수백 대의 차를 테스트한 다음에 차를 시장에 내놓기로 했다. ‘빠른 출시’보다는 ‘제대로 된 품질’이 우선이라는 판단 아래 일반도로 테스트의 기간과 차량 대수를 대폭 확대한 것이다.
이 방침에 따라 현대차는 차체와 엔진·변속기 등을 모두 바꿔 최근 시장에 내놓은 신형 싼타페의 출시 일정을 1개월 늦추고 일반도로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품질 문제를 찾아내 개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일반 소비자에 비해 전문성이 있는 현대차 직원이 다수의 차량으로 일정 기간 직접 제품 품질을 점검하면 초기 품질 문제 해결에 상당히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가장 큰 문제가 된 GV80 디젤 엔진 진동의 경우 시내주행 위주의 운전습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카본 누적을 예상하지 못한 결과로 분석된 바 있다. 연구소에서 시행하는 가혹한 조건의 주행 테스트는 통과하고도, 일반도로의 평범한 주행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는 잡아내지 못한 것이다. 일반도로 주행 테스트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사례이기도 하다.
현대차는 전국의 생산현장에서도 ‘품질 업그레이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신차 검수 라인 조명의 조도를 높여 자그마한 흠집까지 적극적으로 찾아내도록 했고, 전국 공장에 커피쿠폰을 대거 풀어 문제를 발견한 직원에게 ‘사례’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울산공장에서는 정해진 근무 시간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일찌감치 작업장을 벗어나 공장 출입구에서 대기하다 퇴근하는 이른바 ‘조기퇴근’ 관행에 해고라는 중징계를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김도형 기자 dod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