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선엽 장군 별세]빈소 찾아 무릎 꿇고 찍은 사진 공개 방명록엔 “美 대표해 가장 깊은 애도”… 에이브럼스 “그는 국가의 보물”
11일 서울아산병원에 마련된 백선엽 장군의 빈소를 찾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백 장군의 부인 노인숙 여사에게 자신의 휴대전화에 저장된 사진을 보여줬다.
해리스 대사가 2018년 11월 열린 백 장군의 백수(白壽·99세) 축하 행사에서 무릎을 꿇은 채 백 장군의 손을 맞잡고 인사하는 장면이 담겨 있었다. 당시 백 장군은 휠체어에 앉아 있었다. 해리스 대사는 노 여사에게 “대사로 부임한 지 얼마 안 돼 처음 백 장군을 뵈었는데 그때는 건강하셨다. 한국의 영웅이 돌아가셔서 정말 슬프다”고 위로했다. 그는 “이 사진을 (휴대전화에 저장해) 항상 갖고 다닌다”고 말했다.
해리스 대사는 방명록에 “미국을 대표해 백 장군의 별세에 가장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며 “한국의 첫 4성 장군이자 지도자, 애국자, 투사(fighter), 존경받는 정치인이었다. 그는 현대 한미동맹 구축을 도왔다”고 적었다.
백 장군을 한미동맹의 상징으로 여기는 미국 정부의 분위기를 반영한 듯 미국 전·현직 당국자들의 추모가 이어졌다. 해리스 대사의 전임인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는 해리스 대사의 트위터 글과 사진을 자신의 공식 트위터 계정에 공유했다.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사령관도 이날 성명에서 “백 장군은 진심으로 그리워질 영웅이자 국가의 보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백 장군에 대해 “주한미군을 자주 방문해 한국과 미국 병사들에게 한국전쟁과 군인으로서 그의 경험에 대해 이야기했다”며 “오늘날 한미동맹을 구체화하는 데 놀라운(incredible)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