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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를 뒷방 늙은이라고 무시하면 안 돼”[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입력 | 2020-07-13 03:00:00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한 유명 래퍼 카녜이 웨스트(가운데). 유명 방송인 킴 카다시안의 남편이기도 한 그는 할리우드 스타들이 총출동하는 일요 예배모임을 주최해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 출처 엘르닷컴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

미국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카녜이 웨스트가 11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물론 웨스트의 당선 가능성은커녕 출마 자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대선 때면 꼭 등장해 물을 흐려놓는 셀러브리티(유명인) 출마자들.

△So who better to captain the ship as the nation goes under than another unqualified, self-centered celebrity?

웨스트의 출마에 대한 미국 언론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점잖게 타이르거나 자포자기형 냉소가 철철 흐릅니다. CNN은 후자입니다. “또 다른 자기중심적 무자격 유명인보다 이 침몰하는 국가의 선장 노릇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셀러브리티가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더니 웨스트라는 또 다른 셀러브리티가 더 혼란을 부추긴다는 것이죠. 여기서 ‘captain’은 ‘지휘하다’라는 동사로 쓰였죠.

△“Just being mad doesn’t do anything. You‘re just a toad.”

노동자 계층의 삶을 그린 TV 시트콤 ‘로잔느 아줌마’로 유명한 코미디언 로잰 바는 2012년 평화자유당 후보로 출마해 7만여 표를 얻었습니다. 최근 연예잡지 ‘피플’과 인터뷰에서 “당시 출마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고 밝혔는데요. 실버 세대에게 참여 민주주의의 본보기를 보여주고 싶어 출마했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노인 세대는 화가 나 있다. 그렇다고 그냥 화만 낸다고 되는 일은 없다. 불만 가득 찬 뒷방 늙은이(toad) 취급을 받을 뿐이다”라고 지적했죠.

△“Nader cost us the election.”

랠프 네이더는 유명한 소비자보호 운동가입니다. 그는 소비자운동에 열심히 매진하면 좋았을 텐데 눈을 돌려 대선에 벌써 다섯 차례나 출마했습니다. 특히 2000년 대선에서 수천 표 차이로 재검표까지 진행됐던 플로리다주에서 수만 표를 얻어 결과적으로 민주당 패배에 중대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올해 대선 민주당 후보인 조 바이든 당시 상원의원은 그때 화가 나서 “네이더가 다시 워싱턴에 얼씬거리면 가만두지 않겠다. 그 때문에 졌다”고 말했을 정도죠. ‘cost’는 동사로 쓰일 때 ‘대가를 치르게 하다’라는 뜻입니다.

정미경 콘텐츠기획본부 기자·前 워싱턴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