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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코로나發 산업지형 지각변동, 구조 개혁으로 미래 선점해야

입력 | 2020-07-14 00:00:00


코로나19를 계기로 글로벌 산업 지형이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작년 말까지 세계 1위였던 일본 도요타자동차를 앞질렀다. 금융 분야에서는 온라인 전자결제 시스템을 제공하는 페이팔과 전통은행인 뱅크오브아메리카의 순위가 뒤바뀌었다. 시가총액은 기업의 미래가치를 반영한다는 점에서 코로나가 세계 경제 변화를 가속화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에서도 변화는 시작됐다. 불과 6개월 만에 시총 100대 기업 가운데 1, 2위를 제외한 97곳의 순위가 급격하게 서로 뒤바뀌었고 10곳은 아예 100위에서 빠졌다. 바이오 배터리 정보기술(IT) 기업들은 뜨고 자동차 석유화학 항공 유통 업종이 떨어졌다. 카카오와 네이버의 시총이 현대자동차를 앞질렀고, 셀트리온 씨젠 같은 창업 1세대 기업들의 활약이 돋보였다.

전체 경제 상황은 한 치 앞도 보이지 않을 만큼 캄캄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을 ―4.9%로 전망했다. 전경련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한국의 하반기 성장률이 ―2.9%로 상반기(―1.7%)보다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수출은 넉 달째 마이너스고 서비스업은 위축됐으며 제조업과 기간산업까지 위기를 겪고 있다.

미중 무역갈등과 디커플링(탈동조화) 압력은 갈수록 거세질 것이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을 빼고 세계 공급망을 새로 짜는 경제번영네트워크(EPN)를 추진한다.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도 예산을 투입해 미국 제품을 사겠다는 공약을 내놓는 등 누가 당선되든 보호무역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과 일본 기업들이 합종연횡하면서 새 판을 짜게 될 것이다.

그러나 위기는 기회를 내포한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를 맞아 대대적인 구조혁신과 군살 빼기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만든 경험이 있다. 많은 기업들이 도산했지만 살아남은 기업들은 방만 경영과 과도한 부채를 털어 내고 효율적이고 경쟁력 높은 글로벌 기업들로 다시 태어났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자동차 전자 유통 등 기존 산업들은 물론이고 의료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디지털화와 비대면, 친환경으로의 전환이 예상된다. 경쟁력이 뒤처지고 전망이 나쁜 분야는 과감히 구조조정해 기업 체질을 개선하고 경제에 새살이 돋도록 해야 한다. 기업들이 혁신에 앞장서고 정부가 적극 지원하는 2인 3각 체제를 구축해 경제를 쇄신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