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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유역 통합 물관리, 경북과 손잡고 ‘한국판 뉴딜’로 추진

입력 | 2020-07-15 03:00:00

재도약 기틀 다지는 울산시
사연댐에 침수된 반구대 암각화… 생활용수라 수위 낮추기 힘들어
청도 운문댐 활용 대안으로 검토… 막대한 예산 투입해 뉴딜 진행
올해 경제자유구역청 출범… 2030년까지 기업-대학교 유치
일자리 7만6000개 창출 기대




울산시가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등 중화학산업 위주로 된 울산의 산업 구조를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게 고도화시켜 울산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한다. 사진은 울산공단 전경. 울산시 제공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과 울산 맑은물 공급 문제를 ‘한국판 뉴딜’로 추진해 해결하겠습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최근 임기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를 슬기롭게 극복해가고 있다고 자평하고 있는 송 시장은 이를 통해 울산 재도약의 기틀을 확립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울산시는 포스트 코로나19의 발전 방향으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응하고 9개의 성장 다리(9Bridges)를 통해 울산 재도약의 기틀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맨 먼저 꺼내 든 카드는 환경부가 추진하는 ‘낙동강 유역 통합 물 관리 방안’이다.

국보 제285호로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반구대 암각화는 발견되기 5년 전 하류에 건설된 사연댐 때문에 침수가 반복되면서 훼손이 가속화되고 있다. 사연댐은 울산시민의 생활용수 공급 댐이다. 문화재청의 문화재위원회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사연댐 수위를 낮춰야 한다”고 권고하고 있지만, 시는 “시민에게 맑은물 공급 방안이 먼저 확보되어야만 댐 수위를 낮출 수 있다”고 맞서고 있다. 반구대 암각화 보존 방안이 20여 년째 오리무중인 이유다.

송 시장은 “반구대암각화 보존 방안과 울산 물 문제의 핵심인 낙동강 유역 통합 물 관리 방안은 울산시가 독단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경북권 자치단체와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를 먼저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행히 환경부 중심으로 자치단체들 간 협의가 막바지 조율 단계에 이르러 조만간 최종 방안이 도출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가 구상하고 있는 최종 방안은 경북 청도의 운문댐 물을 울산으로 가져와 생활용수로 공급하면 사연댐 수위를 낮출 수 있어 암각화 침수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운문댐 물을 울산으로 가져오기 위한 도수관로 연결 등에는 막대한 예산 투입이 불가피해 이를 한국판 뉴딜로 추진토록 한다는 계획이다.

송 시장은 “정부가 울산시의 건의를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면서 “이 사업이 받아들여지면 예비타당성조사와 예산 확보 등 후속 절차가 쉬워 50년 넘게 자맥질을 하는 반구대 암각화 영구 보존의 길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민선 7기 후반기 울산 발전전략도 내놨다. 7개의 성장다리를 9개로 확대해 산업수도로서의 역할과 위상을 강화하고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부응하는 경제 구조로 체질을 개선하는 게 핵심이다. 7개 성장다리는 울산 앞바다에 1GW급 이상의 부유식 해상풍력발전단지 조성, 2030년 세계 최고의 수소도시 건설, 울산항 일대 동북아 오일·가스허브로 조성, 원전해체연구소를 거점으로 산학연 협력 및 연계시설이 집적된 세계 5대 원전해체산업 클러스터 조성 등이다.

대한민국 국가정원 2호로 지정된 태화강 국가정원 관광을 활성화한 문화관광도시 도약, 울주군에 건립될 산재전문 공공병원의 조속한 개원과 공공의료 기능 강화, 울산외곽순환고속도로와 도시철도망을 조기 착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사업도 포함됐다. 새로 추가된 2개 성장다리는 경제자유구역청 출범과 맑은물 확보 및 반구대암각화 세계유산 등재다. 지난달 지정된 울산경제자유구역은 1962년 울산공단 지정 이후 최대 성과로 평가된다. 시는 10월경 울산경제자유구역청을 개청해 2030년까지 대기업 7개와 중견·중소기업 140개, 연구기관 14개, 대학교·대학원 1개 등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5조5000억 원 투자유치와 함께 일자리 7만6000개가 창출될 것으로 보인다. 울산권 맑은물 공급대책이 완료돼 반구대 암각화 침수가 없어지면 내년까지 암각화가 있는 대곡천 일대 보존관리계획을 수립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신청한다는 전략이다.

송 시장은 “코로나19가 촉발한 디지털화·스마트화에 대응할 울산의 경제체질을 변화시키는 것도 중요 장기과제”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2년은 7개 성장다리 전략의 초석을 다졌다”며 “코로나19라는 복병을 만나 잰걸음에 잠시 쉼표를 찍고 있으나 후반기에는 더 강한 울산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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