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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 6년생이 암 연구 논문을? ‘의학논문’ 대리 작성 의혹

입력 | 2020-07-14 16:27:00


‘결직장암 발생·성장 과정 중 C10orf67 세포의 기능 및 메커니즘 연구.’

중국의 한 초등학생이 전국과학경시대회에 이 같은 제목의 논문을 제출해 3등상을 받았다. 이 논문은 석사 수준으로 평가되는데, 알고 보니 이 학생의 부모는 모두 중국과학원의 유전자 연구원이었다. ‘부모가 대신 써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면서 대학입시 개편 논의에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4일 신징보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윈난성 쿤밍시에 사는 한 소년이 초등학교 6학년이던 지난해 결직장암 관련 특정 세포 연구로 중국 청소년 과학기술혁신대회에서 3등 상을 받았다. 그런데 이후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해당 논문 내용이 공유되기 시작했고, 어린 학생이 과제를 혼자 했다고는 보기 힘든 정황들이 드러났다.

의혹이 커지면서 결국 이 소년의 부모가 모두 중국과학원 쿤밍 동물연구소의 연구원인 사실이 드러났다. 또 소년이 제출한 과제와 부모의 연구 분야가 일치한다는 사실도 확인됐다. 중국 SNS 웨이보 등에서는 “대학 진학 가산점을 노리고 부모의 연구 성과를 활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중국에서는 일률적으로 줄을 세우는 대학입시인 가오카오(高考)를 없애고 다양한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그런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오카오를 없애면 권력과 부를 가진 사람들이 자녀를 대학에 보내기 더 쉬워질 것”이라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