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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젬마의 렛츠콜라보!]욕망을 소비하는 전장 ‘특급 호캉스’

입력 | 2020-07-15 03:00:00


덴마크 도자기 로얄코펜하겐과 콜라보한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의 ‘레트로 쑥빙수’. 그랜드인터컨티넨탈호텔 제공

올여름 호텔마다 콜라보 경쟁이 뜨겁다.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상황, 국내 호텔에서 휴가를 즐기는 ‘호캉스’(호텔+바캉스)족들을 붙잡기 위한 싸움이다. 호텔이 단순히 먹고 잠자는 곳을 넘어 다양한 체험의 공간이 되도록 고급 브랜드와 콜라보에 나서고 있다.

호텔룸은 이미 고급가구와 디자인 체험장이 됐다. 전시, 공연, 포럼, 경매 등 다양한 콘텐츠가 펼쳐지는 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호텔 아트페어’는 대표적인 사례다. 호텔 건물의 주요 공간에 유명작가의 작품이 전시되고, 사람들은 수십 개의 방들을 들락거리고 그림을 구경하며 구매를 한다. 사람들은 호텔에 와서 전시를 보고 차도 마시고, 투숙객이 아니어도 몰려든다.

호텔 콜라보의 시작은 음식이다. 아트칵테일, 유명 셰프 스페셜 특선요리, 디저트, 와인, 맥주, 초콜릿 등 종류도 다양하다. 롯데호텔은 향수 브랜드 ‘아쿠아 디 파르마’와 콜라보한 여름 디저트를 출시했다. 인터컨티넨탈호텔은 화장품 브랜드 ‘프레쉬’와 ‘프레쉬 서머 애프터눈 티’ 콜라보를 선보였다. 글래드호텔앤리조트는 제주맥주와의 콜라보로 ‘서울시 제주도 패키지’, 도심 속 야외 피크닉을 제공하겠다는 ‘테라스 피크닉세트’로 이종결합 콜라보를 제시했다.

여름철을 맞아 호텔의 빙수 콜라보 전쟁도 치열하다. 그중에는 예술 수준인 ‘아트빙수’도 있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 호텔은 덴마크 왕실 도자기 로얄코펜하겐과 ‘레트로 쑥빙수’를 내놓았다. 서울신라호텔은 ‘제주산 애플망고 빙수’를 선보였고, 롯데호텔제주는 제주의 한라산을 형상화한 ‘백년초 빙수’를 출시했다. 힐튼부산은 미니 애플수박을 통째로 그릇 삼아 초콜릿으로 수박씨 토핑을 한 ‘수박 빙수’를 내놨다.

호텔은 유명 브랜드 그릇과 이불, 화장품, 욕조제품, 수영복 등과의 콜라보를 통해 사람들을 찾게 만든다. ‘한정 판매’ 이벤트는 그 전제 조건이다. 서울신라호텔은 고급 수영복 ‘빌보콰’와의 콜라보 패키지 100객실 한정 수량을 내걸었다. 레스케이프호텔은 스타벅스와의 콜라보 ‘서머 에디션 시티 브레이크’를 선보였다. 이 밖에 바비캐릭터와 ’포에버 바비‘ 패키지를 내건 그랜드워커힐서울, 코스메틱 브랜드 ‘제이준’과 ‘히든 발리‘ 패키지를 선보인 히든클리프호텔, 어린이 화장품 브랜드 ‘슈슈앤쎄씨’와의 ‘스위트 포 키즈’ 패키지를 내건 반얀트리클럽앤스파서울 등 이루 다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하다.

휴가철이 되면 사람들은 어디를 갈까, 무엇을 할까 고민한다. 늘 새로운 것 남다른 것을 욕망하지만, 남이 몰라보는 수준까지는 아니다. 남들도 하는, 그래서 나도 하고 싶은, 알아봐 줄 소비를 욕망한다. 그래서 콜라보는 남들이 알아주는 브랜드들의 패키지여야 한다. 그리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 ‘좋아요’가 쏟아질 그림 같은 이미지를 선사해줄 곳이어야 한다. 심신회복은 단지 휴식이 아니라 새로움을 체험하고 만족하면서 채워지는 중이다.

한젬마 화가·크리에이티브 디렉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