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평창군 오대산국립공원 내 선재길에서 다람쥐 한마리가 도토리를 먹고 있다. 2019.10.20/뉴스1 © News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에 이어 미국에서도 흑사병(페스트)이 발생해 경계감이 고조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미국 ABC방송에 따르면 미 콜로라주 제퍼슨 카운티 보건당국은 이날 야생 다람쥐 1마리가 림프절 페스트(bubonic plague) 양성 반응을 보였다고 밝혔다.
흑사병에 걸린 이 다람쥐는 지난 11일 덴버 서쪽에 있는 모리슨 타운에서 발견됐다.
이에 현지 보건당국은 성명을 내고 “흑사병은 페스트균에 의해 발생하는 전염병으로, 적절한 예방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사람과 가축에게 전염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람은 페스트균을 가진 벼륙에게 물리거나 감염된 야생 설치류의 혈액이나 체액에 직접 접촉할 경우 흑사병에 걸릴 수 있다.
보건당국은 특히 “고양이가 벼룩에 물려 전염병에 걸릴 확률이 매우 높다”며 “감염된 쥐를 먹거나 물어 페스트균과 접촉한 고양이는 항생제로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개도 고양이만큼 발병 확률이 높진 않지만, 페스트균을 보유한 벼륙을 인간에게 옮길 수 있다”며 “애완동물이 집밖에서 돌아다니지 않도록 해달라”고 당부했다.
흑사병은 전염력이 매우 강하고 치사율도 높은(세계보건기구 추정 8~10%) 감염병으로, 일반적으로 2일~6일 잠복기 이후 오한, 38도 이상의 발열, 근육통, 관절통, 두통 증상이 나타난다.
정식 명칭은 ‘페스트’이지만, 14세기 아시아와 유럽 대륙을 휩쓸며 2500만~2억명의 목숨을 앗아가 ‘검은 죽음’(Black Death)이란 뜻의 ‘흑사병’으로 더 자주 불린다.
특히 최근 중국 북부 네이멍구(內蒙古) 자치구에서 림프절 페스트 확진자가 나온 데다, 아프리카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흑사병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어 우려가 커지고 있다. 몽골에서도 10대 소년이 다람짓과 설치류의 일종인 마멋을 잡아먹은 뒤 흑사병 의심 증상을 보이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페스트 백신을 맞지 않았더라도, 증상이 나타난 지 24시간 이내에 항생제를 투여하면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