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서구지역의 샤워기에 유충(빨간 원)이 보인다.(A 맘카페 캡처)© 뉴스1
수돗물에서 깔따구 류 유충이 나왔다는 피해 지역이 인천 서구 이외에도 강화군과 계양구 부평구 남동구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15일 인천시에 따르면 유충 발생 신고는 9~13일 닷새 동안 검단지역을 중심으로 10건이 접수됐다. 하지만 14일 72건, 15일 19건 등 이틀 동안 91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서구 왕길·당하·원당·마전동 일대 빌라 밀집지대에서 신고가 잇달았지만 최근에는 강화군에서도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강화군은 서구와 같은 공촌정수장에서 수돗물을 공급받는다. 계양구 부평구 남동구에서도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의심되는 물체가 나왔다”는 글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와 인천시가 확인 중이다.
서구지역 유충 발생의 진원지는 공촌정수장으로 좁혀지고 있다. 지난해 9월 이 곳에 고도정수처리시설을 새로 갖추면서 활성탄 여과설비가 있는 건물 12곳에 밀폐시설을 갖추지 않아 유충이 서식한 것으로 보고 있다. 활성탄 여과지에서 유충이 나온 건 처음이다.
상수도사업본부 관계자는 “뚜껑이 열린 개방식으로 운영되는 활성탄여과지에서 유충이 대량 서식하다 수도관로를 통해 검단지역으로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구 당하동에 사는 주부 최모 씨(43)는 “수돗물 정화 필터를 구입해 샤워기에 설치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검은색으로 변했다. 인천 수돗물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인천시는 13일 오후 11시부터 공촌정수장 공정과정을 고도정수처리에서 표준정수처리 방식으로 바꾸고 곤충 퇴치기 설치, 유충 제거에 필요한 중염소 추가 투입 등의 조처를 했다. 내년 준공 예정인 공촌정수장 안에 유리차단막 공사를 앞당기기로 했다.
또 다른 글에는 “공무원이 얼마나 지식이 없길래 지난해에는 붉은 수돗물을, 이번엔 유충을 만들어 낸 건지 궁금하다”며 “공무원 처벌 및 수돗물 이물질과 비린내 유충을 잡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했다.
인천=박희제 기자 min07@donga.com
차준호 기자 run-ju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