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10홈런에 장타율 2위 동작 큰 ‘오버 스윙’ 걱정했지만 코로나 휴식기 외국 강타자 연구 세게 치되 폼 유지하는 법 익혀… “이대로만 하면 언젠간 20홈런”
키움 이정후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안방경기에서 7회말 삼성을 상대로 역전 3점 홈런을 날리고 있다. 올 들어 정교함에 더해 장타력까지 과시하고 있는 이정후는 이날 프로 데뷔 이후 449경기 만에 처음으로 4번 타자로 출전했다. 키움 제공
김정준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프로야구 데뷔 이후 최고 장타율을 기록 중인 키움 이정후(22)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다. 이정후는 15일 현재 장타율 0.617로 KT 로하스(30·0.719)에 이은 리그 2위다.
장타율 0.617은 ‘야구 천재’로 통했던 아버지 이종범(50·현 주니치 2군 코치)도 남기지 못한 기록이다. 이종범은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서 시즌 도중 복귀한 2001년 45경기에서 기록한 0.601이 자신의 한 시즌 최고 기록이다. 규정 타석을 채운 시즌만 따지면 1995년 0.586이 최고다.
이정후가 이렇게 장타력을 끌어올린 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시즌 개막이 늦춰진 것도 도움이 됐다. 이정후는 “겨울에 힘을 기르면서 열심히 준비했다. 그리고 코로나19로 경기를 하지 못하는 동안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 영상을 보면서 강하게 치지만 오버 스윙을 하지 않는 선수들을 찾아봤다. 야나기타 유키(32·소프트뱅크), 요시다 마사타카(27·오릭스)의 영상을 매일 보면서 느낀 게 많았다”고 말했다.
이정후는 “홈런 개수에 대한 목표 같은 건 없다. ‘지금처럼 잘 치다 보면 언젠가는 20개도 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 못 하면 내년에 도전하면 그만이다”면서 “잘하는 날이든 못하는 날이든 크게 개의치 않고 내일 경기를 잘 준비하는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