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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서 귀국한 건설근로자 등 31명 무더기 감염

입력 | 2020-07-16 03:00:00

수도권 일평균 확진자 크게 줄어… 당국 “방역조치 완화여부 곧 논의”




이라크에 있는 국내 건설사 현장에서 일하다 귀국한 한국인 직원 31명이 무더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1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전날 이라크에서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로 온 현대건설, SK건설, GS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건설사 4곳과 협력사 임직원 중 31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대부분 공항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뒤 양성 혹은 음성 판정을 받고 격리 중인 상태였다. 이에 따라 확진자와 같은 비행기를 탄 뒤 인천공항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후 자가 격리 중인 직원들 중에서도 추가 확진자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

해당 기업은 컨소시엄을 이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남쪽으로 120km 떨어진 카르발라 지역에 원유정제시설 관련 부대시설을 건설하는 사업에 참여하고 있었다. 현지 한국인 직원은 640여 명이 근무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면 대규모 철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14일 부산 감천항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러시아 선원이 지난달 하선해 부산항 밖을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 선원은 지난달 17일 임시상륙허가증을 발급받아 감천항 인근 식당 등을 방문하고 같은 날 오후 늦게 배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탄 투발루 국적 카이로스호(499t)는 지난달 12일 일본에서 출항해 선체를 수리하기 위해 지난달 16일 감천항에 들어왔다. 검역 당국은 해당 선원이 감천항 밖에서 감염됐는지, 한국으로 오기 전에 감염됐는지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역학조사 중이다. 검역 당국은 러시아 선원들과 접촉한 선사 대리점 직원 4명, 선박 수리공, 협력업체 직원 등 45명을 자가 격리 조치했다.

수도권에서도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이어졌다. 서울 중구에 있는 한화생명 사무실과 관련해 5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 서울시에 따르면 11일 성동구에 거주하는 사무실 직원 A 씨가 최초 확진 판정을 받은 뒤 12일과 13일에 각각 A 씨의 직장 동료와 지인이 확진자로 판명됐다. 방역 당국이 A 씨의 접촉자를 포함해 63명을 대상으로 검사를 진행한 결과 15일 오전 2명이 추가로 양성 판정을 받았다. 또 경기 시흥시 시흥서울대효요양병원에 입원 중인 노인 환자 2명이 잇달아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 당국은 요양병원에 대해 코호트 격리를 결정했다. 병원 내 환자와 의료진을 모두 격리한 것이다. 이와 함께 입원 중인 다른 환자 63명과 간병인 13명, 의료진 등 100여 명을 검사 중이다.

다만 전반적으로 수도권 확산세는 주춤한 모습이다. 8일부터 14일까지 최근 1주간 수도권의 일평균 확진자는 11명으로, 직전 주(1∼7일) 18.1명보다 7명가량 줄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전략기획반장은 “조만간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의 조정 여부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방역 강화 조치는 5월 29일 시행됐다. 비수도권 확진자도 감소세다. 최근 1주간(8∼14일) 일평균 확진자는 9명으로 직전 1주(17.4명)보다 8명가량 줄었다.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시민들의 거리 두기 참여가 지역 집단 감염의 확산세를 꺾는 데 크게 도움이 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조윤경 yunique@donga.com·강동웅 / 부산=강성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