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30세 이상 3명중 1명꼴 고혈압 환자… 상당수는 고혈압인 줄 모르고 생활 아침에 일어난 후 1시간 이내 측정, 잠들기 전 한번 더 ‘하루 두차례’ 5일간 재야 정확한 혈압 알수 있어
정욱진 대한심장학회 의료정보이사(오른쪽)가 혈압측정기를 들고 혈압 재는 방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왼쪽은 편욱범 대한고혈압학회 이사장. 이진한 기자 likeday@donga.com
―고혈압 진단 기준은 어떻게 되나.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심장혈관 질환의 위험도가 가장 낮은 혈압 수치가 120/80mmHg가량이다. 즉, 수축기 혈압이 120mmHg, 이완기 혈압이 80mmHg 정도면 정상 수치다. 고혈압 기준인 140/90mmHg을 넘어가면 심장혈관과 뇌혈관 질환의 위험도가 높아진다. 이를 넘지 않도록 조절하면 심장질환 위험도가 낮아지는 것으로 나왔다.”
“집에서 쟀을 때는 정상 수치인데 병원에서 재면 혈압이 높아지는 경우가 있다. 이를 이른바 ‘백의(白衣)고혈압’이라고 한다. 의사들이 입고 있는 흰색 가운이 혈압을 높인다고 해서 붙은 표현이다. 이와 반대로 병원에서 쟀을 때는 정상 수치가 나왔는데 집 등 병원 밖에서는 혈압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 이를 ‘가면(假面)고혈압’이라고 부른다. 백의고혈압은 실제는 정상 수치인데도 병원에서 고혈압 진단을 받아 약을 복용하기 때문에 혈압이 너무 낮아질 수 있다. 가면고혈압은 고혈압 치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인데 그러지 못하는 경우가 생긴다. 그래서 가면고혈압 환자는 나중에 상황이 급격히 나빠질 수도 있다.”
―혈압 측정기는 어떤 게 있나.
“오랫동안 사용된 수은혈압계, 팔 위쪽을 감아 재는 자동혈압계가 있고 최근엔 팔목형 혈압계까지 나왔다. 수은혈압계는 인체에 해로운 수은 성분 때문에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팔목형 혈압계는 최근 개발됐기 때문에 아직까지 학회에서는 권고하지 않는다. 손목형 혈압계도 최근에 나왔지만 아직은 정확도를 말하기가 쉽지 않다. 빅데이터가 좀 더 쌓여야 한다. 현재 많이 사용되는 혈압계는 자동혈압계다. 병원에서는 혈압을 좀 더 정확하게 측정하기 위해 24시간 계속 재는 ‘24시간 활동혈압계’를 사용한다. ”
―혈압을 정확하게 재는 방법을 알려 달라.
―혈압을 잴 때 팔 위치는 좌우 어느 쪽이라도 상관이 없나.
“대개는 오른쪽 팔로 잰다. 양쪽 팔에서 모두 측정해서 혈압이 높게 나오는 쪽을 참고해도 된다.”
―혈압을 잴 때 주의할 점이 있다면….
“하루 중에서는 아침에 혈압이 제일 낮고 활동량이 점차 늘어나면서 점심 무렵에 제일 높다. 운동을 한 직후라든지, 사우나를 한 뒤엔 혈압이 높게 나올 수 있다. 또 저녁식사를 하고 난 뒤에 좀 더 높아졌다가 잠자는 시간에 제일 낮아진다. 혈압을 쟀는데 높게 나왔다고 해서 놀라지 말고 안정 시의 혈압을 쟀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30세 이상은 1년에 한 번 이상 꼭 혈압을 재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고혈압 가족력이 있거나 심장혈관 질환의 위험성이 있는 경우엔 집에서 자동혈압계로 아침저녁으로 재는 것을 습관화할 필요가 있다. 요즘은 혈압계 가격이 많이 낮아졌고 정확도는 높아졌다. 대한심장학회가 최근 개설한 유튜브 의료정보채널 ‘대한심장TV’ 영상을 통해 더 자세한 내용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