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 부동산 대책 이후]주택공급 확대 범정부TF 가동 대책 내놔도 집값 뛰자 기류 급변… 서울시 반대 여전해 난항 겪을듯 도심 역세권 용적률 상향 논의, 위례 등 軍유휴지 활용도 거론
15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부동산 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한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왼쪽)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이날 회의에서는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포함한 장기적인 주택 공급 방안을 범정부적으로 논의하기로 결정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 정부 내에서도 엇박자 냈던 그린벨트 해제안
최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 정치권을 중심으로 그린벨트 필요성이 언급되어 왔지만 주택 정책의 실무 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신중한 입장을 취해 왔었다.
국토부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박선호 국토부 1차관이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주택 공급은 충분하다. 그린벨트 해제는 아직 검토하지 않았다”고 말했고, 당정에서 그린벨트를 언급했다는 보도가 나온 직후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던 국토부는 당정의 압박이 거세지자 결국 그린벨트를 논의 대상으로 꺼내 들게 됐다. 이날 오후 국토부와 기획재정부, 서울시, 인천시, 경기도 등은 ‘주택공급확대 실무기획단’ 첫 회의를 서울시청에서 열었다. 실무기획단장을 맡은 박 차관은 이 자리에서 “도시 주변 그린벨트의 활용 가능성 여부 등 지금까지 검토되지 않았던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도 진지한 논의를 하겠다”고 말해 그린벨트 해제 검토를 공식화했다.
○ 서울시 설득이 그린벨트 해제의 관건
지난해 12월 기준 서울의 그린벨트 면적은 150km²로 서울시 면적(615km²)의 약 4분의 1이다. 특히 서초구 그린벨트 면적은 23km²로 25개 구 가운데 가장 넓다. 서초구에 우면산, 구룡산, 대모산 일대가 포함돼 있어서다. 부동산 업계는 그린벨트 해제 효과가 가장 큰 지역으로 서초구 내곡동, 강남구 세곡동을 주목하고 있다. 이 일대에 과거 보금자리주택을 짓고 남은 땅을 추가 활용할 수 있다는 것. 내곡동 탑성마을이나 가구단지 일대, 강남·서초예비군훈련장, 강남구 세곡동 자동차면허시험장 주변 지역 등이 유력한 후보지로 거론된다.
○ 군 유휴지 활용과 도심 고밀도 개발 관측도
정부는 가급적 이달 안에 주택공급확대 TF를 통해 주택 공급 방안을 발표한다는 방침이어서 서울이나 서울 근교의 유휴지 등 숨어 있는 부지를 발굴해내는 등의 속도전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 도심의 유휴지 등을 활용하는 방안도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군은 국토부와 경기 성남시 창곡동 위례 군부지를 활용한 주택 공급 방안을 논의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토부와 서울시는 ‘수도권 30만 호 공급계획’을 발표하며 서울 관악구 남태령 군 관사 등 군 유휴부지 7곳을 활용하는 방안을 포함시킨 바 있다.
이날 당정협의에서 어느 정도 의견이 일치한 것으로 알려진 서울 시내 역세권 용적률 상향 등 도심 고밀 개발도 유력하다.
정부는 2018년 수도권 공급 계획 발표 당시 주거용 사용부문의 용적률을 기존 400%에서 600%로, 준주거지역 용적률을 400%에서 500%로 올린 바 있다. 또 서울 지하철 3호선 오금역 인근 송파구 가락동 예전 성동구치소 부지(1300채), 은평구 수색역세권(2170채),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강남분원(800채), 대치동 동부도로사업소(2200채) 등 역세권 부지를 택지로 개발해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이새샘 iamsam@donga.com·신규진·김호경 기자